Le 21 Avril 2015
체한 마음으로 음식점을 나왔다. 파스텔 느낌의 따뜻한 마레 골목을 걷다 보니 쳇기가 돌던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도착한 Merci. 마레의 골목길을 걸으며 여기가 정말 외국이구나 싶었는데 Merci에 들어가니 여기가 정말 외국인가 싶었다.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한국말 때문이었는데, 너무도 잘 들리는 익숙한 한국말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어 사실, 좋았다.
Merci 곳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신이 났다. 한국에서 본 것들도 있고, 아닌 것들도 있고, 디스플레이도 예쁘고, 신기한 것들도 많고. 그렇게 열심히 구경하다 결국 나도 한국인 관광객들은 다 산다는 Merci 팔찌를 하나 집어 들었다. 뭐라도 하나 사고 싶은 마음에, ‘기념이니까’라면서. 검은색 줄에 동그랗고 작은 펜던트에 Merci라고 쓰여 있는 팔찌 하나. 다른 팔찌보다 조금 비쌌지만, 왠지 그것 말고는 다른 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1년 동안 두고두고 하고 다닐 거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그 팔찌를 들고 계산대로 갔다. 작은 팔찌 하나 샀을 뿐인데, 계산대에 있던 직원은 그 크기에 비해 꽤나 큰 쇼핑백에 팔찌를 담아 주었다.
Merci를 나오니 문득 부담감이나 긴장감 대신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나를 발견했다. 마레의 골목길 때문인지, 익숙한 한국말 때문인지, 쇼핑 때문인지, 그건 모르겠지만, 어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