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내거나, 떠나간다.
타국의 공항은 참 묘한 면이 있다.
누구를 배웅해준다던가, 내가 배웅받던가.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내가 떠나간다.
나조차 타지에 있으면서 누군가를 배웅할 땐 홀로 남겨진다는 외로움과 함께 추억이 같이 떠나갈까 두려운 감정이 뒤섞인다.
누군가, 어딘가를 남겨두고 떠나는 일은 더욱 어렵다.
내가 머물렀던 장소와 함께 모든 것과 작별해야 한다는 것이니까.
꼭 공항이 아니더라도
난 제자리인데 텅 빈 공기가 가슴을 타고 스르르 지나가는 때가 있다.
김건모의 서울의 달에 나오는 가사처럼.
텅 빈 방에서 하루를 보내고 하나도 되는 게 없고 사랑도 떠나보내고
달빛과 너도 나도 텅 빈 가슴 안고 산다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 밤을 보낼 때 그렇다.
저 달은 처량하고 어두운 별이 쓸쓸해진다.
공간을 흘려보내고, 시간을 흘려보내고, 사람을 흘려보내고,
추억을 흘려보낸다.
밤하늘에 스크린을 띄워놓고 오래된 영화를 재생한다.
이런저런 기억을 틀어놓고 그렇게 흘려보낸다.
달빛도 나도 슬픈 추억 안고 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