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를 지켜라
“나는 대화한다. 고로 존재한다.”
“CORE를 지키는 대화의 기술.”
새해에 접어들며 인공지능(AI)을 적용해야 하는 업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자리가 AI에 의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 AI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이란 이해하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감정적 현상이다. 이미 한번 본 공포 영화는 두렵지 않다. AI를 조금이라도 경험하게 되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내 업무의 업그레이드라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직장인이 AI와의 공존하려면 AI를 알고, 대화의 팁을 익힌 뒤 인내하면서 대화를 이어 나간다면 AI세계에 성공적으로 입문할 수 있다.
먼저, AI를 이해해야 한다. AI는 전문 통역사 수준을 뛰어넘는 다국어 구사 전문가다. 완벽한 언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영어권이 아닌 다른 나라의 전문 학술지를 쉽게 찾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또 다른 능력은 정보 수집, 분석, 요약 등 천재적인 문서 활용 기술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를 갓 졸업한 인턴을 고용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외 각국의 정보 수집에 뛰어나다.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의 문서 활용뿐만 아니고 그림도 척척 그린다. 우리가 그동안 만난 어떤 인턴보다도 더 뛰어난 후배가 사무실에 입사했다고 보면 된다.
AI 인턴을 MBTI 관점에서 보면, T와 J가 압도적으로 높아 F형 선배들에게는 인기가 없을 수도 있다. 수집, 분류, 분석은 잘하지만 감성과 공감은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F형 선배들이 T나 J 유형의 AI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 F형이 T와 J형과 만나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궁합이 더 잘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AI에게 업무를 요청할 때 사람에게 부탁하듯 해야 한다. 즉, 후배, 직장동료와 대화하듯 AI와도 제대로 대화해야 한다. 업무 요청 시 업무의 목적과 배경을 명확히 설명해줘야 한다. 이를 맥락(Context)이라고 한다. 후배에게 요청한 업무의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듯이, AI에게도 기대하는 최종 결과물을 염두에 두고 배경 상황을 이해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결과물(Output)이다. 몇 페이지나 몇 글자로 만들 것인지, 엑셀이나 워드 형식 등으로 구체적으로 알려줘야만 적절한 결과물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참고자료(Reference)다. 임무와 관련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AI에게 참고 자료, 사진, 기존의 수치 데이터, 이미지, 인포그래픽 등을 보여주고 작업을 하도록 하면, 최종 결과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주문자의 요청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네 번째는 예시(Example)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와야 할지, 질문자가 최종 결과의 샘플을 학습시키면, AI가 스스로 검토하여 샘플과 가장 가까운 결과물을 만든다. 이렇게 Context, Output, Reference, Example의 4가지의 대화 방식 혹은 요청 방식을 CORE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AI와 대화 시 필요한 자세가 인내심이다. 첫 번째 질문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AI의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결코 질문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각 질문들에 대한 개별 피드백을 포기하지 말고 요청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질문은 필수 사항이다. 이런 측면 때문에 AI와 일할 때도 사람과 일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느끼게 된다. 사람의 세심한 피드백에 따라 AI의 결과물의 수준이 달라진다. 결국 AI를 잘 다루려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인내심이 요구된다.
AI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 '심은 대로 거두는 인생'이린 말처럼 AI와의 대화 속에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화의 기술이 중요하다. 이것을 AI 대화의 '파인 튜닝'이라고 일컫는다.
결국 사람과 AI 모두 질문하고, 답을 찾고, 서로 조율하는 과정은 조직 내 팀워크의 모습과 유사하다. 인류의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대화 기술이 AI 시대에도 여전히 적용된다는 것은 흥미롭다. 기술이 극단적으로 발전해도 인간으로부터 시작된 대화의 기술은 변하지 않는다.
<24년 1월 4일자 뉴스웍스 기고>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8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