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초아 Jan 08. 2024

회사에서 만난 소시오패스

내가 회사에서 소시오패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스트 등에 일말의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소시오패스를 만나게 되니 그들의 특징을 알고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도 절박한 일이지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만났다라는 말보다는 겪었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부류였다. 3년 정도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늘 혼란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를 상대하면 할수록 점차 나의 능력, 나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되었는데, 이게 가스라이팅 증상인 것은 너무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괴로워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우연히 소시오패스에 대한 김경일 교수님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소시오패스에 대한 설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명확하게 그를 묘사하고 있어서 소름이 끼친 경험이 있다. 동시에 그동안 가지고 있는 모든 의문이 단번에 풀리며 소시오패스의 가스라이팅에서 해방되었다. 실제로 100명 중 4명은 소시오패스라고 하니 어느 조직에 가든 그들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겪은 소시오패스의 대표적인 특징은 이렇다.




1. 항상 피해자의 입장을 차지한다.

4년간 한 팀이었던 그는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 있었다. 가해자는 없는데 늘 자신은 피해자가 되어 있었다. 어떤 상황, 어떤 경우에서든 불쌍한 척, 억울한 척을 하면서 자신이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ex. 왜 일정이 밀렸는지, 왜 보고서를 이렇게 썼는지 등등) 호소를 하곤 했다. 그리고 기가 막힌 타이밍에 꼭 눈물을 흘렸다. 제대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그 말만 믿고 깜빡 속기 쉬웠다. 정말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스스로는 그렇게 믿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뛰어난 연기력에 마음 약한 사람들은 그를 옹호하며 편을 들곤 했다.


2. 사과하지 않는다.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그럴 때 한 번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늘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는 자신의 과실이 아닌 일을 너무 많이 준 팀장님 때문에,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서 등등 온갖 이유로 억울해하곤 했다. 어쩌면 상대방한테 피해를 준다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사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요구하곤 했다. 회사에서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월한) 자신이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베풀었다고 느끼는 듯했다.


3. 거짓말을 잘 한다.

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한다. 소시오패스와 나는 2년간 같은 팀에 있다가 둘만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뻔히 전에 같이 했던 업무인데도 새로 만난 팀원에게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했다. 처음에는 헷갈릴 수도 있지 하다가, 나중에는 머리가 나빠서 잊어버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빈번히 자신의 경험을 부인했다. 그 외에도 팀비를 개인적으로 사용 후에 업무 핑계를 댄다든지 자잘한 거짓말들이 많았고, 들통이 날라치면 정말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몰랐다'라는 항변으로 넘어가곤 했다. 정말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4. 매력적이다.

위에 써놓은 것만 봐서는 누구라도 나쁜 사람인지 대번에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 속 그들을 매우 매력적이다. 일단 표정이 늘 밝고 환하다. 늘 상대방을 대할 때 거짓 미소 장착과 함께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와 같은 눈빛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스는 나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겉으로는 절대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과장해서 말한다. 그래서 어쩌면 긍정적이고 맑은, 철없는 여동생처럼 도와줘야 할 것 같은 약자처럼 보인다. 그렇게 신나게 소시오패스에게 온갖 도움을 주고 나서도 털린 지도 모르고, 응당 불쌍한 사람을 도와줬다고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몇 가지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