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도 훈련이다

by 문초아

출판사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하루종일 글을 읽고 또 읽는 일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글이라 함은 잘 정돈된 문장이 아니라 앞뒤가 맞지 않는 글, 혹은 맞춤법이 엉망이거나 앞에서 했던 말들을 뒤에서 다시 반복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예비저자가 보내온 날것 그대로의 원고를 책으로 낼 수 있는 상태로 다듬고, 편집하고, 고치는 것이 편집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얘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대부분은 깜짝 놀란다. 보통은 글을 아주 잘 쓰는 사람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글솜씨 자체보다는 글의 주제가 매력적이고 차별성이 있는지, 책으로 출간되었을 때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지, 즉 시장성에 더 초점을 기울인다. 그래서 때로는 원고 전체를 책을 낼 만한 수준으로 한 자 한 자 다 수정하고 고쳐야 되는 때가 있다.



잘 쓴 글이란 무엇인가?

1) 색깔을 뺀다.

소설이나 시, 감성에세이 등 문학 분야의 책을 쓸 게 아니라면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가 글에 드러나는 것은 좋지 않다. 처음 출판사에 들어갔을 때 선배 편집자가 고친 원고를 보고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하지만 곧 납득하게 되었다. 저자만의 독특한 말투, 일종의 '쪼'라는 것은 글을 읽는 데 방해가 될 뿐 문학적? 성취의 영역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정도 자신만의 쪼가 있다. 이게 짧은 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아도 책을 낼 만한 분량의 원고에는 어김없이 드러난다. 하지만 글쓰기가 잘 훈련된 사람의 글에서는 이런 것들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2) 메타인지를 장착한다.

자기 객관화는 책 쓰기에 있어서도 어김없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글이라는 것이 일기장을 벗어나면 독자가 생긴다. 그렇다면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이해가 될지,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은 없는지, 하고자 하는 말들이 서론과 본론, 결론에 맞게 쓰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냥 내 감정에 취해서 하고 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쓴 글은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없다.


3) 좋은 내용이 최고다.

글을 읽다 보면 멋이 잔뜩 들어간 문장을 볼 때가 있다. 그런 글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결국 글이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쓰는 것이다. 겉멋이 잔뜩 들어간 문장들은 읽다 보면 오히려 지루해진다. 하지만 내용이 좋은 글은 문장이 좀 서툴더라도 계속 읽고 싶어 진다. 글의 내용에 저자의 인사이트, 경험, 지식, 진정성이 가득 담겨 있으면 문장이 수려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거기다가 글을 읽는 맛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최고의 저자가 아닐 수 없다. 읽는 맛을 주는 문장이란 적재적소에 맞는 표현이 딱딱 들어간 글이다. 내용이 풍성하면서도 문장이 매력적인 글을 만나면 정말 심봤다! 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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