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 경영: 스케일링과 자동화
또다시 대회 시즌이 시작되었다.
센터에서는 일 년에
직접 운영하는 대회가 있고
많은 인원이 큰 규모의 대회를 두 번 참가한다.
대회 때가 되면 준비할 것이 많다.
모집을 하고 팀을 짜고 일정을 맞추고
필요한 물품에 차량에 숙소에 식사...
그리고 경비 공지와 당일에 준비할 것까지 산더미다.
분주한 우리 모습을 보고 MZ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저번 자료 없어요?"
휴대폰을 들고 찾기 시작하지만
일 년 전의 데이터를 찾는 건 쉽지 않다.
"작년에도 이러더니...
무슨 반복의 덫에 빠진 것도 아니고—
똑같은 일에 힘 빼지 맙시다.”
대표는 새로운 보드를 하나 열어주면서
이번 대회부터 항목별로 기록하라고 했다.
우리 표정이 가관이었던 모양이다.
준비만으로도 정신없는데 일을 하나 더 얹은 셈이니 당연했다.
"인상들 펴시고—
반복적인 일은 시스템이 해야 발전이 있죠.
아니면, 계속 해내는 거에 급급해야 합니다."
자동화는 ‘게으름’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에너지를 더 중요한 곳에 쓰기 위한 선택이다.
창의력은 ‘반복’이 아니라 ‘변화’에서 자라난다.
매일 같은 일에 힘을 빼면, 결국 중요한 순간에 남은 힘이 없다.
대표의 말대로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는
작년 체크리스트를 열어 항목마다 확인하고,
예외사항만 체크해 적용할지를 판단하면 되었다.
올해 세부항목을 수정했으니, 내년은 더 간단해질 것이다.
MZ아들은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엄마. 세상이 달라졌어.
지금은 시간을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시대야."
먼저 사람이 하는 일과 시스템이 하는 일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며 말을 덧붙였다.
"시간을 내 걸로 만들어야지.
이건 기업이나 개인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MZ아들의 프로그래밍적 사고를 이해하면서
긴 시간 버려진 나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우리는 대부분 같은 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같은 설명을 하고, 같은 질문을 듣고,
같은 문제를 다시 풀어내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런데도 늘 피로하다.
또 가끔은 '일하는 척'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되기도 한다.
MZ대표는 날카롭게 비판한다.
"혹시 일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거 아닙니까.
뭔가 하고 있다는 게, 일을 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죠.
그냥 시간을 낭비하는 거지."
좋은 자동화는 인간의 역할을 빼앗지 않는다.
단순 작업에서 해방되고 나서야
비로소 진짜 문제를 볼 수 있게 된다.
"우리 에너지는 유한합니다.
그 귀중한 자원을 왜 매일 똑같은 일에
쏟아붓는 겁니까? 잘 배분합시다."
시간도, 창의성도, 집중력도, 의지력도 제한되어 있다.
오늘도 같은 일에 힘을 빼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게으른 게 아니라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