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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Apr 07. 2016

퇴사, 5년 만의 가족여행

대기업 퇴사를 둘러싼 100일 간의 이야기

 브런치 매거진의 제목을 변경했다. 서점에 방문한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문돌이 대기업퇴사 그리고 100일' 이란 제목이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밋밋한 제목을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 그럴 듯한 제목이 나왔다.


문송의 시대a 플랜B 없이 대기업 퇴사
- 부제: 대기업 퇴사를 둘러싼 100일간의 이야기 -


 '문송의 시대, 플랜B 없이 대기업 퇴사하다' 가 처음 정한 제목이었는데 일부 수정이 있었다. 브런치의 매거진에서 특수문자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쉼표를 제외했고, 글자 수 제한이 있어 '하다'라는 동사를 제거했다. 


'문송의 시대'라는 단어 뒤에 한 번 끊어주는 표시를 해야 하기에 a를 추가했다. a의 발음을 넣어 문송의 시대에~라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도 있고,  무언가 손가락으로 얼굴을 긁으며 껄끄러움을 표시하는 '(- -)a' 이모티콘의 a를 가져와 '문송의 시대'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의미도 있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듯한데 더 좋은 제목이 떠오른다면, 연재를 마치고 퇴고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수정할 계획이다. 





 5년 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유학을 간 것도 해외취업을 했던 것도 아닌데 무려 만 5년 동안 가족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동생이 군 복무가 끝나가는 시점에 필자가 임관을 해서 군 복무를 시작한 탓이다. 동생의 1년 10개월, 필자의 2년 4개월을  합치면 4년이 넘는다. 


 하지만 군 복무 기간이 있다 해도 그 기간 동안 나온 휴가가 몇 번이며, 필자의 경우 영외 숙소에 살았기에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차로 1시간 거리까지는 이동할 수도 있었다. 결국 서로 바쁘다는 핑계였다. 



 전역 후 운 좋게도 바로 취업을 해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가족 모두가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평일에 혹사당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집돌이가 된 필자와 대학 졸업을 앞두고 타지에서 생활하는 동생, 그리고 2,4주 월요일에만 문을 닫는 부모님의 가게 때문이다. 우리 소유의 상가가 아니기에 매달 임대료를 내야 하고, 문을 닫고 쉬자니 월세 나누기 30만큼의 돈을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 가게를 비울 수 없게 됐다. 


 돌이켜 보면 여행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푼 건 필자뿐이었다. 주말 + @의 시간만 나면 어딘가 돌아다니고 싶은 충동에 빠져 국내 기차여행부터 제주도, 중국, 일본까지 열심히 돌아다녔다. 마음 한 켠으로는 '무리해서라도 가족 여행을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은 여건이 안 되니까'라고 합리화를 했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대단한 벼슬이라고 내 위주로만 생각했던 시기였다. 


 퇴사를 결심하고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남는 게 시간이었으나 부모님과 동생은 여전히 바빴기에 멀지 않은 장소를 선정했다. 몸을 쓰며 활동적으로 노는 것보다는 가족 모두 온천물에 몸을 담그는 걸 더 선호하기에 가족여행지는 집에서 멀지 않은 이천으로 정했다.  


 운전은 아버지가 해주셨다. 면허가 있으면 무엇하나 다들 장롱 면허 인 것을.. 

돈을 주고 연수를 받자니 아깝고 운전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니 대중교통이 불편할 때도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온천 이용요금이 올랐다. 일반 목욕탕에 비해 2배 이상의 가격이었지만 할인 카드로 커버했다. 돈을 낼 때는 비싼 가격이라 툴툴거리지만 탕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기분이 풀린다. 월요일을 끼고 간 여행이라 온천에도 사람이 없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휴일도 휴일 같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업무 관련 메일을 확인하고 답신을 보내는 정도면 양호하다. 주말에 전화를 걸어 해당 자료를 정리해서 월요일 아침까지 보고하라는 상사의 지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평일 낮에는 회사일
 평일 저녁에도 회사일
 주말에도 회사일 
 주말 출근을 안 하면 회사 생각

 필요한 자료를 다 정리하고 한 숨을 돌리니 갑자기 다음 주 회의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직 보고서 작성이 덜되었는데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에 빠진다. 뭔가 영감이 떠올랐다. 지금 아이디어를 적어두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컴퓨터를 켜고 타이핑을 하다 보니 황금 같은 주말 저녁이 사라진다. 


사라진 주말을 찾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온천에서 휴식다운 휴식을 취했다. 이천에 갔으니 저녁은 한정식이다. 밥만 먹어도 맛있었지만 반찬 가짓수만 많고 정작 먹을 만한 반찬은 없는 그런 한정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한정식이 나왔다. 5년 만의 가족여행의 마무리로 충분한 식사였다. 

 


 현대인의 삶은 바쁘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 도저히 다 챙길 여유가 없다면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하면 된다. 


 올해는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바다를 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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