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문과생, 코딩을 배우다
교육 중 가장 먼저 작성해본 건 HTML 코드였다.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은 웹 문서를 만들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종류이다. 문과 출신인 나도 그나마 접해봤다고 말할 수 있는 언어이다. 접해봤다고 해도 따로 공부를 한 건 아니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기능을 찾아 복사 붙여넣기한 게 전부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보다 자유도가 높아 블로그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 수 있다. 블로그 디자인 선택의 폭도 넓고 직접 블로그 소스코드를 수정해서 원하는 기능 구현도 가능하다. 네이버 블로그 운영 수익보다는 티스토리 블로그에 구글 광고를 달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꽤 오랜 기간 인기를 끌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HTML에 대해 정식으로 공부할 생각은 하지 않았고 필요한 기능만 그때그때 국내 포털사이트나 구글 검색을 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적용하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블로그 운영을 하고 있고 소스코드를 보면 고치고 싶은 부분도 많지만 블로그로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기록용으로만 사용하고 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HTML 코드는 w3schools 사이트의 예시처럼 작성한다. 언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는 건 이 글의 방향과는 맞지 않기에 이해를 돕기 위한 수단 정도로만 소개를 한다.
w3schools 튜토리얼에 나온 것처럼, 의역하자면 HTML은 웹 사이트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언어로 쉽고 즐기면서 배울 수 있다.
HTML은 코드를 작성하고 바로 화면을 통해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심도 있게 들어가서 제대로 사용하려면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결과를 바로 눈으로 볼 수 있어 즐거운 부분이 있다. 특히 처음 배울 당시에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의미도 모르고 복사 붙여 넣기 했던 내용이 무엇인지도 이해하게 되어 배우는 맛이 있었다.
이론 설명을 듣고 하나씩 따라서 코드를 작성해본 뒤에는 실습이 이어졌다. 데이터를 전달하거나 어려운 기능을 구현하는 건 아직 멀었지만 화면을 여러 개 만든 뒤 링크를 통해 진짜 홈페이지처럼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미지 파일을 모아서 사진첩을 꾸며보는 연습도 했다.
이렇게 작성해둔 소스코드는 한 번 작성하고 말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지는 교육에서 계속 재활용했다. HTML로 그려둔 화면을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동작하게 만드는 실습을 추가로 진행했다.
초반에 한 번 듣고 잘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마음 맞는 교육생들과 남아서 복습을 하고 집에 가곤 했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싫고 억지로 해야 했던 야간 자율학습을 당시에는 자발적으로 했다. 이렇게 진도를 따라가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의 소스를 복사하길 반복하다 결국 흥미를 잃고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기초 단계부터 자신이 작성한 소스코드를 계속 발전시키는 교육 방식은 꽤 효율적이었다. 과목별로 책에 나오는 독립적으로 구성된 예제를 몇 번 작성해보고 마는 게 아니라 다른 내용을 배우면서도 이전에 작성했던 예제를 바탕으로 계속 쌓아가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다.
혼자 개발 서적을 보면 '이런 기능은 대체 어디다 쓰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국내 개발 서적을 보면 독자들이 배우기 쉽도록 쓴다기보다는 외국 문서를 그냥 번역하는 경우가 꽤 있다. 1 회독을 하고도 배운 내용이 적용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예제를 계속 발전시키는 실습 방법은 내가 작성한 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적용이 더 쉬웠다.
나중에 어려운 내용을 배우면서 머리가 아프고 눈에 보이지 않는 로직을 작성하면서 지겨울 때면 로직이 적용되는 화면에 재미있는 사진을 보여준다거나 HTML을 활용해서 평범하지 않은 시각적 효과를 내서 흥미를 잃지 않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