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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Apr 28. 2016

백수의 블로그와 파이프라인 우화

대기업 퇴사를 둘러싼 100일간의 이야기

 재테크와 관련해서 유명한 우화가 있다. 파이프라인 우화라 불리는 이야기는 재테크뿐만 아니라 다단계에서도 종종 활용하는 소재이다.



 내용은 단순하다. 어떤 마을에 두 명의 젊은이가 살고 있다. 이들은 매일 물을 날라서 생계를 유지한다. 한 청년은 매일 열심히 물을 길어 돈을 버는데 비해 다른 청년은 돈은 덜 벌더라도 몇 년 동안 꾸준히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 파이프라인이 완공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돈을 적게 벌던 청년은 이제 육체적인 노동 없이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파이프라인 우화는 결국 나 자신이 일하지 않더라도 꾸준한 수익을 발생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다단계를 할 생각은 없지만 어떻게 하면 장기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무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 보니 블로그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추후에는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계획도 세웠지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블로그 개설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에도 유명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3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둔 기억이 있다. 블로그가 활성화되기까지 특정한 주제들로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블로그 운영을 취미가 아닌 부업으로 생각한 부분도 있다. 블로그에 투자하는 시간에 비해 소득은 몇 백 원 수준밖에 안 되었기에 동기부여도 힘들었다. 


 블로그를 다시 만든 이유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브랜드 가치 높이기
2. 글쓰기 연습
3. 블로그 수익 창출 가능 여부


 먼저 꾸준한 블로그 운영은 개인의 브랜드화에 도움이 된다. 요즘 증가하는 1인 기업을 살펴보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직간접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특징이 있다. 블로그에 쓴 글을 정리해서 책을 내거나 강연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트렌드를 파악해서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감각도 필요하다. 



 포스팅 자체로 글 쓰는 연습이 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해 공부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책 출간'이라는 버킷리스트를 달성하기 위해 한 권 분량의 글을 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막연하게 글을 쓰기보다는 스스로 매주 글쓰기 분량을 정해두고 마감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 주제는 아시다시피 퇴사와 관련된 이야기다. 대기업 사원으로 일하다 퇴사를 결심하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블로그 수익 창출이 실제로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목적으로 블로그를 만들었다. 서점에 가면 블로그로 돈을 벌었다는 책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인들을 인터뷰한 결과는 달랐다. 


 포스팅에 원고료를 받는 정도의 상위 파워 블로거가 아니면 소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블로그 운영에 대한 가능성과 한계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국이 좁다면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서 영어로 된 콘텐츠도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백수가 되니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일들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꽤나 즐거웠다. 건물이라는 파이프라인으로 월세를 받으며 생활이 가능한 금수저와는 거리가 멀기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했지만 그런 고민의 시간도 좋았다. 


 작은 시작이 파이프라인이 될지 아니면 부실 공사로 중간에 중단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지금까지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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