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개념만 알고 가면 된다면서요..
지난 주말 오랜만에 자격증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관련 업무를 하는 건 아니지만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쓸 곳이 있어 자격증 시험을 신청했어요.
제목만 봐도 아시겠지만 시험에서 탈락했습니다. 창피하지만 탈락한 후기를 공개하는 이유는 정신 차리고 다시 공부하자는 의도입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는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쇼핑몰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입니다.
클라우드라는 단어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실 것 같네요. IT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아래와 같은 서버실 사진 본 적 있으신가요? 실제로 사업을 하면서 IT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서버가 필요합니다. 서버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필요하기에 이를 인프라라고 통칭해 봅시다. 웹 사이트나 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개인이나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 이런 장비를 다 마련하기는 어렵겠죠.
아마존 웹서비스를 활용하면 물리적인 인프라는 아마존에서 다 관리를 하고 개인이나 스타트업은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세팅하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면 됩니다. 물리적인 인프라를 관리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설명은 간단히 하고 자격증 시험 탈락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볼게요.
아마존 웹서비스에서 제공하는 AWS 자격증은 현재 총 11개입니다. 기초, 어소시에이트, 프로페셔널 순서의 자격증과 전문분야 자격증 5개로 나뉘어요.
이 중에서 신청했던 시험은 기초라고 쓰여있는 클라우드 전문가(AWS Cloud Practitioner) 자격증입니다.
해당 기초 자격증은 6개월의 기초 AWS 클라우드 및 업계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하는데요.
몇 년 전에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사용해본 적은 있지만 공부를 해서 제대로 썼다기보다는 구글링을 해서 겨우겨우 연결만 시킨 정도였어요.
클라우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였기에 일단 시험 후기를 검색해봅니다. 찾아보니 AWS Cloud Practitioner 자격증은 난이도가 낮아서 개념만 간단히 익히고 가면 합격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글에 힘을 얻어 호기롭게 100달러 시험비를 결제합니다. 수수료를 더해 12만 원이 넘는 금액이 통장에서 빠져나갔어요. 그렇게 개념만 정리하면서 공부를 하다가 덤프라고 불리는 예상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예상 문제집으로 유형만 파악하고 시험을 보려는 계획이었지요. 자료를 찾다 보니 개념만 정리하고 가면 합격이란 걸 믿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추가로 발견합니다.
업무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나 쉽지 접해본 적 없는 사람은 절대 그냥 합격할 정도로 만만한 시험은 아니라는 내용이었어요. 아차 싶어서 급하게 예상 문제집을 약 15,000원 주고 결제를 합니다.
주간에는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하니 퇴근 후에 공부를 합니다. 시험날은 순식간에 찾아왔고 시험장에 가서 모니터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시간이 부족해서 예상문제와 답 위주로 암기를 했는데 비슷한 문제가 별로 없었습니다. 문제와 답 암기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생각보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암기도 필요한 시험이었어요.
시험 결과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오는데요. 답을 다 체크하고 제출을 누르면 화면에서 합불 여부 확인이 됩니다. 불합격.
구구절절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아요.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기보다는 어떻게든 합격만 하자는 안일한 생각이 가져온 참사(?)였습니다. 개념만 적당히 보고 가도 합격이라는 후기글 쓰신 분의 말을 믿은 제 잘못입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참 많이 엄청나게 대단하게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어요.
변명은 여기까지 하고 3주 뒤에 다시 치르는 시험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봅니다(시험비가 너무 비싸서 또 떨어지면 경제적인 타격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