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돌이 Apr 01. 2020

직장인 만 원으로 일주일 장보기

요리 스킬이 없습니다

https://brunch.co.kr/@moondol/308


 12만 원 이상 주고 본 아마존 웹서비스 기초 자격증(AWS Cloud Practitioner) 불합격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부는 하지 않은 주제에 불합격을 염두에 두지 않은 탓이다. 재시험비를 결제하고 나니 한 달 생활비에 구멍이 났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다른 항목에서 생활비를 메꿔야 했다. 제일 만만한 식비를 아끼기로 결정을 하고 일주일 치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만 원 이내로 장을 보고 일주일을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트에서 총 6개 품목 8,310원을 결제했다. 일단 금액은 만 원 미만이니 합격이다.

구성을 하나씩 살펴보면 캔으로 된 고추장 고기볶음 2개, 새송이 버섯, 상추, 인스턴트 짜장 소스, 찌개 두부 2모, 어묵이다.


 고추장 고기볶음은 상추와 함께 싸 먹는 용도이고 새송이버섯과 두부 2모는 된장찌개 4회분 재료이다. 인스턴트 짜장을 산 이유는 된장찌개를 4일 연속 먹으면 질릴 것 같아 특식으로 샀다. 사각어묵도 된장찌개를 먹기 싫어지면 특식으로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구매했다.


 이렇게 대략 6끼 정도의 재료를 산 셈이다. 다이어트 중이라 아침은 거의 먹지 않고 점심은 회사에서 해결을 한다. 결국 필요한 건 저녁인데 약속이 있는 날도 있으니 6끼면 일주일을 버티는 데 큰 지장이 없어 보였다.



(재료는 촬영 후 빠르게 냉장고로 이동)

 주말에는 늦잠을 자고 한 끼 또는 두 끼 정도를 먹는 편이고 그나마도 약속이 있다면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특별히 낭비를 하지 않는다면 일주일을 만 원 미만의 장보기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초밥도 먹고 싶고 햄버거도 먹고 싶고 콜라도 마시고 싶지만 이건 다 자격증 시험을 불합격한 내 탓이니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마트에서 산 6개 품목은 모두 할인 표기가 되어 있는 상품이다. 마트에서 할인 표시가 없으면 왜인지 비싸게 사는 느낌이라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언젠가 부자가 된다면 할인하지 않는 품목도 아무런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넣고 싶다.


 유튜브 채널 중에는 만 원으로 일주일 치 반찬을 뚝딱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만 원으로 6개의 반찬을 만든 영상을 봤는데 한눈에 봐도 맛있어 보였다. 같은 만 원이지만 요리 스킬이 없는 나에게 6개의 반찬을 만들어내는 건 무리다.


 상추를 샀으면 고기라도 구워서 쌈을 싸 먹어야 하지만 좁은 원룸에서 고기를 구우면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아 섣불리 구매할 수가 없고 고기를 사면 바로 예산이 초과다. 고추장 고기 볶음에는 고기가 별로 들어 있지 않아서 쌈을 싸서 입에 넣으면 고기 향 쌈밥 맛이 났다.


 고기 향 쌈밥을 먹으며 꼭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리라는 다짐을 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마존웹서비스(AWS) 기초 자격증 시험 불합격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