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다이어트
여러분은 어떤 보험을 가입하셨나요? 암보험, 실비보험, 종합보험 등 굉장히 많은 보험 상품이 존재하는데요. 절대 보험을 권유하는 목적의 글이 아니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원래 알고 지내던 지인 또는 한 다리 건너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분과 연락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좋은 상품이 있으니 보험가입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었다면 요즘의 보험영업은 다른 전략을 사용합니다. 처음부터 보험을 권유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재무설계로 뱡향을 전환했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어떻게 월급을 나눠서 투자를 하고 저축을 한다고 설명을 해주면 그 내용을 기반으로 재무 상담을 해주는 방식인데요. 저처럼 주식은 하지 않고 월급의 대부분을 특판 적금에 붓고 있는 상대에게는 상품 가입을 권하곤 합니다. 변액보험, 연금보험 같은 상품을요.
지금 현재 제가 가입한 보험은 월 51,000원을 납부하고 있는 종합보험 1개입니다. 부모님이 지인을 통해 가입을 했던 상품이고 원래는 12만 원 이상의 보험료를 매월 내고 있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개발자이지만 관련 상품을 계속 보다 보니 감이 오더라고요. 보장내용을 살펴보니 사망보험금에 과도하게 치중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외에 불필요한 보장내용도 많았고요. 과감하게 담보를 없애거나 줄였습니다.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 건강체 조건을 충족하면 5% 보험료 할인을 해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바로 적용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치 보험사기를 당한 기분이라 아예 해지를 해버리려 했지만 냉정하게 살펴보니 오래된 상품이라 지금의 보장내용보다는 그래도 구성이 잘 되어 있는 듯해서 줄이는 선에서 끝냈습니다.
최근에는 지인의 보험 다이어트를 해주었습니다. 보험 다이어트란 불필요한 보험을 없애거나 보장내용을 줄여 보험료를 적정한 수준으로 낮추는 걸 말하는데요.
지인의 월 보험료는 약 8만 원 정도로 종합보험 치고는 그렇게 비싼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함정이 있었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던 보험이 20년 동안 보험료를 내고 80세까지 보장을 받는데 비해 지인이 가입한 보험은 보장내용의 대부분이 갱신형이라 보험이 만기 되는 시점까지 계속 돈을 내야 했습니다. 갱신형 담보는 지금은 비용 부담이 안 될지 몰라도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갈수록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어요.
역시 가입경로는 부모님의 지인이었습니다. 불필요한 보장내용을 줄이다 보니 정말 너무 하다 싶은 내용도 있었는데요. 태어나서 한 번도 운전을 해본 적 없는 지인에게 떡하니 운전자를 위한 담보를 넣어놨더라고요. 이건 지인 보험설계사가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넣었다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았어요.
이쯤 되니 지인 보험설계사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이면 오히려 더 잘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불필요한 보장 몇 개 더 넣어도 지인이라 민원을 넣지 않을 거란 판단으로 본인의 이익만 챙기면 안 되겠죠. 물론 대부분의 설계사는 더 성심성의껏 정말 필요한 상품을 권유하고 사후 관리도 잘해주실 겁니다. 지인이란 관계를 악용하는 소수의 보험설계사 분 때문에 '보험 권유'라는 단어를 들으면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요약: 지인 보험설계사가 다른 일반 고객보다 나에게 합리적인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물론 대부분은 더 잘해주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