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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Apr 26. 2022

자녀 없는 신혼부부의 아파트 당첨 이야기

1인 가구도 가능하다는 거 다들 아시죠?

취업에 성공해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을 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 이상 걸렸는데요. 다행히 회사에서 출근 버스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퇴근 버스는 없어서 집에 갈 때는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고 버스로 환승을 해야 했어요.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을 하면 돈을 모으기에 아주 좋습니다. 월세도 없고 식비 걱정도 없어서 최소한의 용돈을 제외한 나머지를 저축했어요.


두 번째 회사에는 출근 버스가 없었습니다. 거리도 더 멀어져서 왕복 3시간 이상을 길어서 보내야 했어요. 회식이 있거나 야근을 하면 집에 가는 길이 더더욱 멀게 느껴졌지요. 집에 도착하면 자정이 넘기 일쑤였고, 씻고 눈을 감았다 뜨면 다시 출근을 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결국 3개월 만에 통근을 포기하고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전셋집을 구하기에는 돈이 없어서 월세를 알아봤어요. 서울에서 괜찮은 월세방은 최소 50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 같았어요. 우연히 보증금 100만 원에 관리비 포함 월세가 23만 원인 셰어하우스를 찾았어요. 위치도 회사에서 자전거로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최적이었지요.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운 가격이라 다른 사람과 방을 셰어 해도 감수하려 했는데 혼자 쓰는 방이라 더 기뻤습니다.


이사는 할 때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계절이라 몰랐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방이 이렇게 더울 줄 몰랐고, 난방이 되지 않는 방이 이렇게 추울지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겨울에는 침대 위에 침낭을 깔고 자면서 버텼지만 여름에는 답이 없더라고요. 30대의 나이에 여름에 땀띠로 고생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집에서 2년 넘게 버티면서 악착같이 목돈을 모았어요.


출처: 픽사베이


그리고 세 번째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원룸 전세로 이사도 합니다. 에어컨이 있는지부터 확인했고 난방도 잘 되는 방이었어요. 단점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이라는 점 정도였지요. 죄송한 마음에 배달 음식도 거의 시킨 적이 없어요. 꼭대기 층에 사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어요. 그래도 에어컨과 난방이 있어서 훨씬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가 있었습니다.


청약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결혼을 준비하면 서였어요. 지금은 민간분양에 한해 1인 가구도 생애최초 특별공급 청약이 가능하지만 제가 혼자 살 때는 기회가 없었어요. 1인 가구는 사실상 수도권에서 당첨될 확률이 0에 가까웠습니다. 2020년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이미 많이 올라서 내 집을 마련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했어요. 둘 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한쪽의 직장 근처 전셋집을 가장 먼저 찾아봤습니다. 경기도로 눈을 돌려도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의 집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제가 일하고 있던 사무실 이전 소식이 들렸어요. 똑같이 강북이지만 4호선 라인으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면서 경기도 신혼집도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부동산 공급계획과 해당 지역에 대한 분석을 한 뒤 최종적으로는 경기도 과천에 신혼집을 마련했어요. 전세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서 방 2개 반전세 빌라를 계약했습니다. 서울에서 알아봤던 빌라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랐어요. 전세 대출 이자에 월세까지 내려니까 부담이 컸지만 맞벌이라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불나방처럼 청약을 위해 전세 대출 이자와 월세를 태웠습니다. 경기도에서 강북으로 출퇴근하면서 참 많은 시간도 함께 태웠어요. 시간도 돈인데 말이죠. 그렇게 버텨서 결국은 공공 사전청약 과천 주암 지구에 당첨되는 행복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부동산 공급계획과 해당 지역에 대해 어떤 분석을 했는지 소개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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