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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Oct 06. 2021

나의 최애 커피, 회사 탕비실 원두커피

회사에 출근하면 아침으로 먹 위해 가져온 빵을 꺼낸다. 빵에는 역시 커피지! 생각하며 책상 위에 있는 텀블러를 집어 들고, 내 최애 커피를 가지러 발걸음을 옮긴다. 탕비실 원두커피다.


우리 회사에는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는 없지만,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원두커피 기계가 있다. 름대로 커피전문점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와 동일한 맛은 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미스리다. 하지만 오전에 한잔, 오후에 한잔, 아메리카노를 매일 같이 두 잔씩 마시는 나에커피값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기특한 녀석이다.

회사 탕비실 커피 기계


처음부터 회사 탕비실 커피를 즐겨 마셨던 건 아니다. 입사원 시절에는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카페에 가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오는 게 일상이었다. 카페에 잠시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었지만, 한 시간 남짓한 점심시간은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다. 우리는 언제나 주문한 음료를 받아 들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계부를 들여다보다가 한 달 동안 심시간에 쓰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식사(월)= 10,000원 × 20일=200,000원

*커피값(월)=5,000원 × 20일= 100,000

------총비용(월)= 약 300,000원


점심식사 비용은 그렇다 쳐도 커피에 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하루에 4천~5천 원으로 크지 않아 보이는 커피값이 한 달이면 100,000원, 일 년이면 거의 120만 원 가까운 금액으로 증가했다. 밥은 먹어야 하니 비용을 줄이기 어렵지만 커피를 사 마시는 비용은 아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금 덜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한 달에 10만 원을 아끼자는 생각 든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후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탕비실 원두커피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점심식사 후 다 같이 카페를 가면 배가 너무 부르다고 핑계를 대거나 고이 아껴둔 커피 쿠폰을 꺼내어 다. 처음엔 유난 떠는 것 같아 조금 민망했지만 곧 나도, 동료들도 그런 내 모습에 익숙해졌다.


작은 절약은 곧 습관이 되었고, 이제는 탕비실 커피도 꽤 향이 좋게 느껴진다.


오늘도 나는 텀블러를 들고 커피를 마시러 탕비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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