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패턴과 UX 라이팅 유형, 그리고 사용자 경험을 논문으로 작성하다.
2023년 7월,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 석사학위논문으로 <다크 UX 라이팅 유형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 버티컬 커머스를 중심으로>를 작성했습니다. 이 논문을 바탕으로 2023년 10월 디자인융복합연구에 게재된 상태입니다. (논문 전문을 보고 싶으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약 1년 반동안 준비하고 리서치하고 실험하고 결과를 도출한 논문인데, 이 논문을 작성하는 동안 UX 라이팅에 정이 들고 더 연구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저를 지도해 주신 교수님이 '다크패턴'과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 더욱 연구하고 지금도 관련된 내용을 여러 채널에서 다루시고 계시기 때문에 논문의 주제를 '다크패턴'과 'UX 라이팅', 그리고 '사용자 경험'으로 잡았습니다. 특히 실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작성한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최대한 어렵지 않게! 풀어서 브런치에 게시해보려고 합니다. <다크 UX 라이팅 정의하기> 시리즈가 부디 많은 대학원생분들과 실무에서 UX 라이팅을 작성하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5년 사이 국내외 산업계를 중심으로 디지털 제품의 가치를 전하고, 유연한 사용을 돕는 소통의 도구인 UX 라이팅(UX Writin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게 하려면 상품의 보이스를 통일화시키고 체계화해서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정희주 & 김승인, 2022)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부분의 서비스에서는 고도화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UX 라이팅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UX 라이팅의 목적은 고객 관점의 서비스 최적화를 통한 사용자 경험의 향상이기 때문에 디지털 매체의 모든 부분에 직관적이고 명료한 UX 라이팅이 필요합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서 현재 국내에서도 ICT 기업들과 금융기업들을 중심으로 사용자 중심의 UX 라이팅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요, 일부 기업은 UX 라이팅을 전문적으로 조사, 기획, 작성하는 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애플을 비롯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유럽의 선진 시장이 지난 20~30년에 걸쳐 UX 라이팅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국내에서는 약 3년 전의 시점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UX 라이팅 역시 기획, 디자인, 개발, 영업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UX 라이팅'과 자주 사용되는 용어로는 '마이크로카피(Microcopy)가 있는데요, UX 라이팅 안에 마이크로 카피가 포함되었다고 이해하는 게 가장 편할 거예요. 광고에서 사용하는 카피라이팅과도 유사한 면이 있지만, 카피라이팅은 광고, 홍보성, 제품이나 서비스의 어필성이 강한 문구라서 UX 라이팅과는 별개의 용어입니다.
Torrey Podmajersky는 <Strategic Writing for UX>라는 책에서 "UX 라이팅(UX Writing)이란 사용자 경험에 쓰이는 표현으로 타이틀, 버튼, 라벨, 지시, 설명, 알림, 경고, 컨트롤 등의 표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또, 국내 논문에서 정지현(2022)은 "UX 라이팅을 사용성이나 브랜드 경험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인터페이스 안에서 사용하는 텍스트와 그 포맷을 다루는 업무"라고 소개했습니다.
결국 "UX 라이팅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돕기 위해 쓰는 언어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래의 의 표는 알아보기 쉬운 확실한 시작점을 세워 일관된 고품질 텍스트를 쓰기 위해 Torrey Podmajersky가 제시한 ‘UX 텍스트 패턴’입니다.
총 11개로 분류된 UX 텍스트 패턴은 UX 라이팅에서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항목이고, UI에서의 UX 라이팅의 목적과 형태를 구분 지을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11가지의 텍스트 패턴 중 사용자의 의사 결정을 돕고 특정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둔 패턴으로 ‘타이틀’, ‘버튼, 링크, 기타’, ‘설명’, ‘라벨’, ‘알림’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UX 라이팅 패턴은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1) ‘타이틀’은 정보 구조에서 가장 상위 단계를 표시하는 라벨로 대개 사용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단일 텍스트입니다.
2) ‘버튼, 링크, 기타 명령’은 사용자가 다음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탭 하거나 클릭하거나 말하면서 상호작용하는 모든 유형의 텍스트입니다.
3) ‘설명’은 정보를 담은 텍스트로 본문으로 불리기도 하며 구, 문장, 단락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4) ‘라벨’은 사물에 이름을 붙이거나 묘사하는 명사구나 형용사로 항목, 목록, 상태 과정, 양, 단위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5) ‘알림’은 사용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 순간에 경험의 특정 부분에 주목하도록 유도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듯, 여러 형태의 UX 라이팅 중에서도 특히 익숙하고 자주 봤던 패턴이 보일 거예요. 현재 많은 서비스에는 소비자의 클릭, 구매, 이벤트 참여 등을 유도하기 위해 혹은 혜택을 알려주고 강조하기 위해 위와 같은 패턴의 형태로 각 서비스에 맞는 UX 라이팅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에는 UX 라이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UX 라이터(UX Writer)'라는 직군이 생긴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준으로 UX 라이팅을 해야 하는지, 그런 능력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UX 라이터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확실한 인사 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주로 해외 기업의 가이드를 참고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해외 유명 가이드라도 국내 사용자 정서와 맞지 않으면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도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타 기업의 UX 라이팅을 컨설팅하고, 가이드를 잡아주는 업체(와이어링크)도 생겼을 정도니까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UX 라이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가가 부재하기 때문에 주로 비전문가 기획하고 작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 작성된 문구보다 기업의 입장에서 특정한 이익 달성을 목적으로 작성된 문구가 실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용자 경험을 무시하는 UX 라이팅을 '다크 UX 라이팅'이라고 정의하고, 해당하는 사례들을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수집, 수집한 사례들의 유형을 분류해서 각 유형 별 사용자 경험을 연구한 논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으로 듣기 : https://www.youtube.com/watch?v=zIcUkcJvpFo&t=1s
Podmajersky, T. (2019), Strategic Writing for UX: Drive Engagement, Conversion, and Retention with Every Word, O'Reilly Media
문정원. (2023). 다크 UX 라이팅 유형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 버티컬 커머스를 중심으로 -. 디자인융복합연구, 22(5), 25-47.
정지현. (2023). UX 라이팅을 위한 프로세스 및 워크숍 도구 개발. 한국디자인포럼, 28(1), 67-78.
정희주, 김승인. (2022).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 라이팅 사용자 경험 연구 : KB스타뱅킹과 신한 쏠(SOL)을 중심으로. 차세대컨버전스정보서비스기술논문지, 11(4), 407-417.
와이어링크 : https://zrr.kr/3Psp
서울경제 : https://www.sedaily.com/NewsView/1YYW6QOU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