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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가든 Dec 11. 2023

다크 UX 라이팅 정의하기2 - 다크패턴과 해당 사례들

2023년 7월,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 석사학위논문으로 <다크 UX 라이팅 유형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 버티컬 커머스를 중심으로>를 작성했습니다. 이 논문을 바탕으로 2023년 10월 디자인융복합연구에 게재된 상태입니다. (논문 전문을 보고 싶으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본 글은 아래의 글의 다음 편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1. 다크패턴(Dark Pattern)이란?


사용자 기만 디자인(dark patterns of UX design)으로 불리는 ‘다크패턴 디자인’이란, 사용자가 서비스 측에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하도록 사용자를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사용자 경험 디자인입니다.

이런 다크패턴 디자인은 2011년 영국의 UX 디자이너인 Harry Bringnull에 의해 처음으로 개념화되었는데요, Harry Bringnull(2019)은 사용자를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다크패턴 디자인(dark patterns design)이라고 정의하였으며 총 12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Dark Patterns 유형 (강하영 & 윤재영, 2020)


이런 다크패턴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서 다른 작가님들의 브런치 글에서도 예시를 많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 글에서는 위의 다크패턴 중에서도 UX 라이팅과 관련된 이야기만 할 것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2. 다크패턴(Dark Pattern)에 해당하는 UX 라이팅, '컨펌셰이밍'


총 12개의 다크패턴 유형 중 ‘Confirmshaming(호혜적 선택강요)’은 이익을 주는 것처럼 사용자를 속여 어떤 것을 호혜적으로 선택하는 행위인데, 서비스 제공자는 Confirmshaming을 통해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들도록 함으로써 평소에는 하지 않을 일을 하도록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Confirmshamin은 주로 인터페이스에서 UX 라이팅 형태로 등장하기 때문에 다크패턴에 해당되는 UX 라이팅의 대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래의 예시를 한번 볼까요?


위 그림은 Confirmshaming의 실제 사례 중 하나로 뉴스레터를 수신하면 할인 쿠폰을 준다면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도록 하는 경우입니다. 가입 진행 버튼 밑에 작은 크기로 거절 버튼이 ‘Nah, I like paying full price(아니, 나는 정가를 지불하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문구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할인을 받을 수 있음에도 정가를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용자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뉴스레터를 수신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뉴스레터를 수신하고 싶지 않아서 정가 지불을 좋아한다고 선택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마치 바보와 같은 선택을 한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 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Confirmshaming 사례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강아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레터의 수신을 거절하는 버튼의 문구가 ‘괜찮아요, 나는 내 강아지를 이해하고 싶지 않아요’와 같이 나쁜 견주가 된 것 같은 죄책감이 들게 하거나 구독을 취소할 때 ‘모든 혜택을 놓치겠습니다’ 등의 문구를 사용해서 구독 취소로 인한 손실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하곤 합니다.


위의 예시만 하더라도 특정 서비스에 가입 혹은 이메일을 수신해서 혜택을 받으라는 내용인데, 모두 거절 문구가 "괜찮다. 나는 서비스(혹은 혜택)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과연 어떤 소비자가 좋은 혜택을 싫어할까요? 우리는 과연 저런 버튼을 보면 과감하게 누를 수 있을까요?




3. 다크패턴에 해당될 수 있는 또 다른 UX 라이팅 유형


제가 연구를 하면서 여러 사례를 보다 보니, Confirmshaming과 같은 수치심을 일으키는 전략 외에도 특정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작성된 여러 UX 라이팅들이 있었지만, 따로 정의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서비스 3개의 사례를 한번 볼게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입장에서 '다크패턴에 해당될 수 있다'라고 판단된 부분이며 다크패턴 디자인이라고 정의된 것은 아닙니다.)


1) 왼쪽, 토스 : "계좌에 돈이 부족할 때 알려드릴까요?"라는 타이틀만 봤을 때는 정말로 계좌에 돈이 부족할 때 알람이 오는 서비스 같지만, 설명 아래에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가 필수로 설정되어 있고 [동의하기] 버튼을 누르면 마케팅 정보 수신에 동의하게 되는 겁니다. 결국, 계좌에 돈이 부족할 때의 알람은 물론이고 토스의 각종 마케팅 정보들도 함께 수신하게 되는 거예요.

아무래도 타이틀의 문구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2) 가운데, 오늘의집 : 팝업만 보면 5초 만에 매우 간단하고 빠르게 정보를 입력하면 1000포인트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지금 바로 하러 가기]라는 버튼을 눌러서 정보(맞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집 구조나 형태 등을 묻는 질문들)를 입력해 보면 5초 이상 소요될 뿐만 아니라 무조건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를 해야만 1000포인트를 주더라고요.

미리 마케팅 정보 수신에 동의해야 줄 거라고 말해줬으면 좋을 텐데요.


3) 오른쪽, 요기요 : 동네 가게 중에서도 할인하는 가게를 보여주고 뒤로 가기 아이콘을 누르면 팝업이 뜨는 경우입니다. "혜택 종료를 누르면 아래의 혜택을 더 이상 볼 수 없어요!"라면서 금액별 할인 금액을 안내하고 있네요. 그런데 [혜택 종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요기요에 접속해도 동일한 팝업 창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더니 왜 또 나오는거죠..?




4. 다크 UX 라이팅, 사용자들은 어떻게 느낄까?


Confirmshaming과 같은 다크패턴 유형을 자주 사용하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문제점이 있습니다. 선행연구(Magin, 2015)에 따르면, 사용자는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에 이런 문구들은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즉, Confirmshaming이 포함된 디자인을 보고 사용자가 느끼는 수치심, 죄책감, 불안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단기적으로는 사용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특정한 목적을 가진 UX 라이팅은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의 한 영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UX 라이팅은 다크패턴 디자인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UX 라이팅을 ‘글로 꾀어내는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는 “사용자의 행동 심리와 욕구를 이용하여 기만적인 기능성을 구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꼭 나쁘다! 사용자가 싫어할 거다! 쓰지 말아야 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연구자들마다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거든요.

Confirmshaming에 대해서도 한 연구자는 '소비자를 짜증 나게 하지 않는 한, 기업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결과를 도출했고, 한 연구자는 '대다수는 Confirmshaming을 사용하는 회사를 부정적으로 느끼고 비전문적이라고 느껴서 비효과적인 전략이다'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UX 라이팅을 보고 모든 사용자가 같은 경험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같은 UX 라이팅을 보고 사용자마다 다른 감정을 느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운 다음,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구들이 좋다, 나쁘다, 사용자가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내용을 기왕이면 데이터로 보여주는 게 좋으니까요!




아직까지 다크패턴 디자인에 해당되는 UX 라이팅을 지칭할 수 있는 명확한 용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용자의 행동 심리와 욕구를 이용해서 서비스 측에 이익이 되는 행동을 유도하는 UX 라이팅을 ‘다크 UX 라이팅’으로 정의하고, 해당 용어를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대표적인 다크패턴 UX 라이팅 (국내)사례에 해당되는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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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및 논문

Linn, E & Josefine, S. (2020). Confirmshaming and its effect on users: A qualitative study on how confirmshaming in unsubscription

Magin D., Maier A. and Hess S., (2015). Measuring Negative User Experience. Lecture Notes in Computer Science, 9187, 95–106.

강하영, 윤재영. (2020). 사용자 기만 디자인이 사용자 경험과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 Archives of Design Research, 33(3), 191-208.

문정원. (2023). 다크 UX 라이팅 유형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 버티컬 커머스를 중심으로 -. 디자인융복합연구, 22(5), 25-47.

Brignull, H. (2019). Dark Patterns Retrieved from. http://www.darkpatterns.org.

다크패턴 디자인 정의 및 유형 | 사용자 기만 디자인 https://gardendesign.tistory.com/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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