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작은 습관
요즘은 아무도 회사에 정장을 입고 다니지 않는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일상이 된 지 오래고,
그보다도 “편하게 일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운 시대다.
나도 저연차 때는 내 취향대로 입고 다녔다.
특별히 광고주를 만나는 날이 아니면
늘 ‘히피–트렌디–레트로’ 감성의 옷차림이었다.
그런데 연차가 쌓일수록 깨닫게 됐다.
결국 중요한 건 프로처럼 보이는 것,
언제나 준비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건 안 좋다고들 하지만,
사실 첫인상에서 신뢰감을 주는 건
결국 외모와 태도가 아닐까 싶다.
특히 육아를 병행하면서는 더 그렇다.
“육아 때문에 일에 집중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쓰기로 했다.
거창한 건 아니다.
재킷을 걸치고, 머리를 똑 떨어지는 단발로 유지한다.
단정한 단발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한동안 미용실에 못 가도 깔끔함이 유지된다.
중학교 때 귀밑 3cm를 하고는
다시는 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 나이 되어 다시 그 머리를 하게 될 줄이야. ㅎㅎ
게다가 실제로 ‘옷이 마음가짐을 바꾼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실험에 따르면,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집중력과 자신감이 높게 나타났다.
그들이 입은 건 단순한 천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역할의 상징’이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킨 것이다.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다.
‘옷과 사람: 사회적 신호 처리 관점’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옷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사람에게 인상과 신호를 주는 ‘사회적 언어’라고 한다.
결국 옷차림은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인 셈이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옷과 외모는 단순히 타인이 나를 보는 창이 아니라,
내가 나를 설정하는 도구라고.
재킷과 단발은
나에게 하얀 가운 같은 존재다.
일하는 나를 다시 세워주는,
작지만 강력한 갑옷처럼.
오늘도 그 갑옷을 입고,
다시 내 일을 향해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