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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력 Aug 20. 2024

'아홉 살, 나는 살고 싶었다.'를 읽고.

어두운 이야기

브런치북이 정말 좋다, 언제든 핸드폰을 꺼내서 내가 만들어 논 브런치 북을 볼 수 있다. 내가 글을 쓰고, 수십 번 읽은 '아홉 살, 나는 살고 싶었다.'를 오늘 다시 정독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의 나로 공릉동 우리 집 마당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벌써 50년 가까이 흐른 세월이건만 나는 그때의 기억이 왜 이리 또렷할까. 벌써 반세기 가까이 지난 일인데 잊어버릴 만도 한데 말이다. 이제는 울지 않을 것 같은데 나는 내가 쓴 글을 읽으며 여지없이 울어버린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나의 가족들은 한 명도 제대로 된 사람이 없고 한 명도 행복한 사람이 없다. 지금 내가 꾸려간 가족과 대조적이다. 그런데도 나는 금방 타임머신을 타고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의 감성이 되살아난다. 나는 지금 신내동 판잣집도 아니고, 그때와 비교해 훌륭한 집에 살고 있는데도 어린 시절의 아픔의 여운은 쉽게 사라질 줄 모른다.


그때와 나는 다르고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마치 잠재의식처럼 나에게 박혀있다. 내가 눈을 감고 있으면 생각나는 그때의 기억들이 아픔만이 가득하다.


어찌해야 할까.  기억 조작이라도 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이쁘게 포장해야 할까. 아니면 나의 치유를 위해 나잇대별로 아름다운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한을 풀을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여운이 없어질까. 저녁이 되고 겨울이 되면 더 심해질 텐데 그때의 추웠던 기억이 아직 나를 어둡게 한다. 어떻게 해야 덮어질까.


이것은 백번의 위로를 받아야 될까. 누구한테 안아달라고 해야 할까. 그저 아무 이유 없이 어둠이 찾아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길 잃은 양처럼 허덕인다.


나는 조용히 읖조리며 말한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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