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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l 25. 2024

Tango VS Salsa

왼쪽 어깨를 빼는 땅고, 왼쪽 손을 드는 살사

30대 중반에 Salsa라는 춤을 접해서 배웠었다. 나름 오랜 시간을 투여해서 신청하고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된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특별한 상위 클래스로의 도약은 한계가 있었다.


Tango를 접하게 되면서 Salsa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데 반해서 몇 가지 측면에서 굉장히 다르고 오히려 땅고를 배우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 놀라고 있다.


우선 살사는 8박자의 춤으로 살세라(주로 여성, follower), 살세로(주로 남성, leader)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살사에서 베이직은 마주 보고 앞뒤로 걸음, 위치 바꿈, 그리고 턴의 3가지로 생각된다. 살사를 배울 때 파트너와의 일체감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박자와 텐션으로 배웠던 것 같다. 박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하는 사항은 1박과 5박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8박자의 음악을 들으면서 1박과 5박에서 지속적으로 스텝을 맞춰가야 한다. 이 두박에서만 맞아도 다른 박자에서 약간씩 틀리는 모든 박자는 조절해 낼 수 있었다. 또한, 텐션이라고 하는 남성과 여성의 거리조절과 싸인을 주는 방식이 직접적이고 직관적이다. 많은 사람들과 춤을 추기 때문에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그 공간 내에서 선을 지키면서 춤을 추는 것이 기본이다.


이에 비해서 땅고는 '자유도'가 너무 높다. 처음에는 아무렇게나 걸어도 되는 것인지 생각을 했는데, 그러면서도 우아함을 지키기 위해서 몸짓과 발걸음에 대한 제약이 많아서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다. 땅고에서의 기본은 다 배우면 어떻게 생각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걷는 것인 것 같다. 혼자 걷고, 둘이 같이 걷고, 내가 가진 축을 공유하고, 컨넥션을 유지하고, 텐션의 변화로 움직임을 공유한다.


살사를 출 때와 달라서 혼란스러운 부분은 살사는 직선이동이 주가 되고, 몇 가지 패튼에서 원운동이 들어간다. 각을 중요시하고, 라인을 벗어나지 않고 출 것을 주의하도록 배웠는데, 땅고는 움직인다. 플로어(론다=Line of Dance) 전역을 회전하면서 추기 때문에 나와 상대편에서 주변환경까지로 확장되는 공간개념이 다르다.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 옆으로 가는 순서가 바뀌거나 묵음처리가 되는 박자를 포함한 나의 생각을 앞에 있는 파트너에게 몸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대화방법이 달라지는 것 같다.


방향의 전환과 약간의 몸의 틀림, 축의 변경이 춤추는 파트너들 사이에서 공유되지 않음으로써 땅고는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한다. 내가 어떻게 나의 생각을 몸으로 표현해서 상대편에게 전달하는지가 어렵다. 그런데, 파트너들의 성향과 받아들이는 민감도가 다름으로 인해서 나의 생각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그럴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없으므로 초보에게는 춤추는 것 자체가 두려운 상황인 것 같다.


높은 자유도는 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살사의 경우에는 4박과 8박은 쉬어주지만 123박과 567박에는 한 걸음씩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땅고에는 4박자 춤에 6 발자국, 8 발자국이 있고, 꾸니따, 오초 아뜨라스 등 모두가 발자국 수가 제각각이다. 그리고, 중간에 Pause라는 것을 넣어서 박자를 맞춘다고 한다. 각각의 발자국에 박자가 맞는 것은 아닌 것 같고, 6 발자국은 8박자에 맞추고, 8 발자국은 12박자에 맞추는 것 같다. 결국, 춤의 중간에 쉼을 두고, 강, 약의 조절을 자유롭게 하는 듯하다. 어떤 건 자유도에 따라 가능한 것이고, 어떤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엄청 어렵다.


또한, 걸음을 끊지 않는다는 것도 살사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살사는 춤에서 8박자에 맞춰서 끊어지는 맥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땅고에서의 걸음과 쉼에는 끊임없이 흐르는 에너지가 있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흐르는 춤이라는 인상이 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리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가야 할 곳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오른팔로 당겨서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왼쪽 어깨를 빼줌으로써 상대편이 왼쪽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길을 보여준다는 리딩 방법에서 땅고에서의 집중과 배려가 어떠한 형태인지 살짝 이해하게 된다. 끄는 것은 "이쪽으로 오세요."라는 조금의 강요가 포함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에 반해서 어깨를 빼는 것은 "이쪽으로 가는 것이 어때요?"라는 제안의 형식처럼 생각된다.


축을 공유하고 같이 움직이며 이쪽으로 가는 것이 어때요? 다음으로 나는 저쪽으로 가고 싶은데요. 라는 제안에 대해서 그것도 좋네요. 나도 동의해요.라는 대화가 일어나는 것과 같은 춤이 땅고일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 이 모든 생각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얼마나 바뀌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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