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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l 29. 2024

Tango의 Holding

오픈 아브라소 & 아브라소 쎄라도

소셜댄스에 있어서 남녀가 춤을 추기 전에 서로를 마주 보며 안는 것을 Holding이라고 한다.


살사에서는 오픈과 클로저드의 두 가지 홀딩법이 있었는데, 땅고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오픈 아브라소'와 '아브라소 쎄라도'라고 하는 영어와 스페인어가 혼합된 형태의 이름으로 2가지 홀딩법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브라소 쎄라도는 파트너의 몸이 완전히 밀착한 형태의 홀딩방법이다. 이 수업을 위해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준비를 요청했다. 긴팔셔츠, 양치와 가글, 입냄새제거, 버클이 작거나 없는 허리띠, 향수, 귀뒷부분 깨끗이 씻기 등등...같이 춤을 춰야 하는 파트너에 대한 매너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수업을 듣게 되었을 때, 처음에 바르게 서는 부분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이 되었다. 서로 마주 보고 서지만, 떨어졌을 때 홀로 설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가 중요했다. 한편이 다른 편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가 스스로 선 상태, 자립한 두 남녀가 만나서 같이 우아하게 걸어가는 것이 땅고라는 것을 재삼 강조하는 듯 느껴졌다.


수업시간 내내 쌉님들은 어색하고, 조심스럽게 수업을 진행했던 것 같다. 그런 분위기가 주도되는 것은 한국에서 나고 자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Hug에 대한 관념 또는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우려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처음에는 가볍게 서로를 안는 것에서 시작해서 아브라소 쎄라도로 이어졌다. 몇 번의 어색한 허깅이 지나가고, 땅고를 출 때는 당연히 아브라소 쎄라도라는 듯 편하게 받아들이는 다른 사람들의 태도에 의해서 자연스럽고 편한 쎄라도가 되었던 것 같다.


어느 유튜브 영상에서 바차타 댄스와 땅고 댄스 두 사람이 서로의 자세가 더 어색하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바차타는 다리와 다리 사이가 겹치고, 땅고는 상체의 명치와 가슴이 접촉된다. 이런 자세를 처음보는 알지 못하는 사람과 취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오픈 마인드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 땅고를 추기 위해서 아브라소 쎄라도를 했을 때 상대편의 가슴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잘 서서 상대편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포커스가 맞춰짐으로써 생각보다 민망하지 않다는 것에 오히려 놀랬다. 쌉님들 중에서 한 분이 서로 손을 잡거나 등을 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는데, 충분히 이해되었다.


춤을 추면서 간격은 여성에게 맞추는 것이 기본으로 알고 있다. 오픈 아브라소 또는 아브라소 쎄라도는 땅고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지만, 처음 배울 때, 오픈 아브라소로 배웠기 때문에 같이 걷기가 훨씬 편하다. 그런데 아브라소 쎄라도로 걷게 되면 간격이 없으므로 한발 걷기에서도 서로의 발이 겹치거나 밟을 수도 있어서 조심스러워진다. 그런 한편으로 아브라소 쎄라도 상태에서는 상대편의 모든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그만큼 많아질 것 같다. 땅고를 조금씩 더 알게 될수록 엄청나게 민감한 춤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의 조그마한 동작과 행동도 상대편에게 읽히고 읽어야 하는 집중과 공감의 춤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그래서 아브라소 쎄라도는 많은 정보전달이 용이한 홀딩이라고 이해한다.


땅고에서는 아브라소 쎄라도로 출 수 없으면 땅고를 추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말을 들으니, 무슨 일이나 남들이 어려워하는 쪽으로 더 나아가는 사람이 더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른 운동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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