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에 이 노래를 유투브의 숏츠로 접했습니다. 두 번인가 세 번을 듣고 난 이후 가사가 귀에 들려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원곡을 찾다 보니 황가람이라는 분으로 전체 가사를 다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황가람님의 곡은 잔잔하고 읊조리는 듯한 자조적인 분위기와 그 속에서 다시 희망을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브라운 티거'라는 힙합 하는 분의 커버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 분의 곡은 더 가슴을 후벼 파는 처절함이 묻어 있는 것 같이 들리고,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듯했습니다.
전체 가사를 들어보았지만, 내 머릿속에 남는 것은 반복되는 8줄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이라고 생각했고,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기가 벌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엄청난 실망을 했을 것인데, 그래도 빛을 내고 있다는 것으로 실망의 충격에서 일어나려는 노력을 합니다.
어린 시절 집에서 소중한 존재로 존중받고 사랑받으면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부모님이나 가족이 나에게 대하는 방식이 세상이 나를 대하는 보편적 방식일 것이라고 이해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첫발을 딛고 내가 중심이 아닌 듯한 세상에서 처음 깨닫게 됩니다. 세상은 나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구나, 나는 그다지 특별한 존재가 아니구나....
엄청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갔던 사람들 중에서 더 많은 사람이 좌절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에 들어가면서 대단한 성취를 했다고 느꼈는데, 그 명문대에는 나의 성취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훨씬 더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더라는 얘기였습니다.
우리는 끝없이 다른 존재와의 비교를 통해서 나의 현재를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비교는 또한 나의 존재의미를 증명하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 각자는 존재하는 그대로 아름답고 의미가 있다는 말을 많이도 들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사물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다른 사람의 인정이 나에게는 의미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죽을 만큼 노력합니다. 그리고, 내가 받고 싶은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할 때, 그것은 나의 현실에 대한 비관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 노래 가사에 담겨있는 '반딧불의 착각'이 그 어느 순간, 내가 나 자신에게 가졌던 착각을 떠올리게 하고, 내가 별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나의 현재가 내가 어느 시절 생각했던 나의 이상향과 멀리 떨어져 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 살짝 울컥하고 서글퍼집니다.
https://youtu.be/59iVUkOty-k?si=nQ5MfWT1Yk02Sh95
https://youtube.com/shorts/NXwd95pnebA?si=pKt36MDStfe5_aVe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한참 동안 찾았던 내 손톱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 돼 버렸지
주워 담을 수도 없게 너무 멀리 갔죠
누가 저기 걸어놨어 누가 저기 걸어놨어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란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