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성장과 꾸준한 연습을 할 수 있는 동력은?
Tango를 시작한 지가 벌써 1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6개월 정도만 지나면 대략적인 기본스텝은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나도 가벼운 걸음이 마음에 들지도 않습니다.
꽤 오랫동안 탱고를 추셨던 분이 "이 춤이 할 일 없는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움직임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방식으로 스텝을 꾸려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엄청 걸리도록 만들어놨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요즘에서 그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단톡방에서 1주년 파티가 끝나고, 우리를 알려줬던 쌉의 1주년만 해보라는 말을 다시 꺼냈을 때, 누군가가 했던 말이 재밌었고 기억에 남습니다. "탱고 1년은 미끼 상품이고, 3년은 해봐야 탱고를 했다고 할 수 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 같이 시작했던 130기 중에서 많은 사람이 단톡방에서 빠져나가고, 어떤 사람은 다른 기수에 들어가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하고, 탱고가 아닌 다른 춤을 배우다가 왔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나는 동시에 여러 가지 춤을 추는 것을 할 만큼 재능이 있지 않아서 그냥 꾸준히 탱고 수업을 들으면서 1년을 지내왔습니다. 여러 가지 피구라(=탱고 패튼)를 익히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동작의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얕은 기초의 화려한 피구라보다는 단단한 기초에 몇 가지 확실한 피구라가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1년이 될 때까지 내가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적었습니다. 어떤 동작을 해도 지적사항이 한가득이고, 하루 지적받아서 조금 고쳐졌는가 싶다가도 다음번 수업을 들으면 다시 원래로 되돌아간 것을 느끼고 똑같은 것을 지적받습니다. 같은 수업을 계속 같이 듣고 있는 몇몇 지인들과는 쉬는 시간마다 탱고가 이렇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춤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고 서로 한숨 쉬며 위로를 건넵니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연습만 하는 것에서 지루함을 느낄 때쯤 여러 사람으로부터 실제 밀롱가(=탱고 소셜을 할 수 있는 댄스장)로 가서 다른 사람과의 춤을 춰봐야 한다는 조언을 듣게 되었고, 알고 있는 땅게라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서 솔땅의 토밀이라는 동호회에서 진행하는 밀롱가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가서 춤추는 것을 봤을 때, 내가 배운 바에 따르면 어색하거나 실수를 하는 것 같은 많은 모습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춤출 상대를 찾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은 서로 아는 지인들과 춤을 추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용기를 내서 가봤지만, 3시간여 동안 한 번도 춤을 추지 못하고 구경만 하다가 온 경우도 있고, 까베(춤을 추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사인을 보내는 것)를 시도했지만, 의도적으로 피하는 느낌을 받은 적도 몇 번 있습니다. 그렇게 실패를 하게 되니,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지고 스스로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밀롱가를 가는 것도 좀 무서워지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듣던 수업과는 다른 솔땅에서 하는 초급심화 과정을 다시 한번 들어보자는 생각이 든 것은 그를 통해서 다른 기수의 사람들과 친분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135기와 136기가 섞여있는 초급심화반에서 다행히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첫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나의 솔땅 기수는 130기로 2달에 한 번씩 기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135기는 나와 정확히 1년의 차이가 나는 기수입니다. 물론, 초보로서 그 기수로 오는 사람들은 절반도 되지 않고, 각자 나름의 탱고 라이프를 경험하다가 온 사람이 많기 때문에, 1년이 늦은 135기라고 해서 나보다 못하리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수업을 시작했고 연습을 하면서 걷기를 시작했는데, 초급심화 쌉이 걷고 있는 제 옆으로 와서 걷기를 너무 잘한다는 말을 해줬습니다. 뭔가 그동안의 시간이 보상받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어느 수준에서 잘 걷는다고 말을 하는 것일지 모르고, 칭찬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전 130기로 1년 전 기수라고 쑥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뒤풀이에서도 또 한 번 잘 걷는다는 얘기를 다시 듣게 되었고, 뭔가 자신감이라는 것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수업도 내가 예전에 들을 때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들리지 않았던 부분이 세심하게 들리면서 너무 좋았습니다. 뮤지컬리티에 대한 강의도 좋았고, 홀딩, 걸음에 대한 다른 관점의 강의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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