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바람

누군가를 보내고 난 이후에 가사가 달리 들리는 노래

by 무우니

노래 가사들이 다르게 들리는 것은 나의 경험의 폭이 더 넓어졌기 때문일지, 그 전의 내 인식이 더 좁아서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긴, 같은 햇살도 그 때의 기분에 따라서 달리 보이는 것이 감정이입의 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전에 이 노래를 듣고 오열하는 에일리를 보면서 공감하지 못하던 나에게 '거미의 바람'이라는 노래는 한층 다르게 들립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과연 사라지는가? 과학을 믿으며, 모든 것이 실험으로 증명되는 유물론이라고 전도되어 있던 나에게 죽음 이후의 존재양식이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죽음의 가까이에 가보지 않고는 떠올리기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 우연에 의해서 이 세상에 던져졌고, 던져진 데로 우연에 의해서 살아가다가 다시 무로 돌아간다는 과학적 상식에 기대어, 삶을 바라보던 나에게 아버지의 임종은 과연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의 염원과 소망은 단지 뇌세포의 조합으로서만 해석되는 것인지? 죽음 이후의 삶의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닌지 믿고 싶어집니다.


아무렇게나 막 살고 난 이후에도 죽음으로 마무리되고, 숭고한 목표를 향해 절제하던 삶도 죽음으로 끝이난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혼란스러워집니다.


만약, 나의 죽음 이후에 삶이 있다면 이 노래의 가사처럼 하염없이 지켜보며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 하염없이 뒤에서 지켜보면서 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https://youtu.be/q2Ux0PN5ZgM?si=UCvzZ0CNMZ4eJrP7


수많은 시간이 지나가도
늘 같은 자리에 있는 나무처럼
아무리 흔들고 흔들어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그네처럼
내 사랑은 변하지 않아요
언제든 힘이 들 땐 뒤를 봐요
난 그림자처럼 늘 그대 뒤에 있어요

바람이 되어 그대와 숨을 쉬고
구름이 되어 Uh 그대 곁을 맴돌고
비가 되어 Uh 그대 어깨를 적시고
난 이렇게 늘 그대 곁에 있어요

늘 그대 뒷모습만 익숙한
이 시간이 너무도 힘들지만
혹시 돌아볼까봐 늘 그댈 바라만 봐요

바람이 되어 그대와 숨을 쉬고
구름이 되어 Uh 그대 곁을 맴돌고
비가 되어 Uh 그대 어깨를 적시고
난 이렇게 늘 그대 곁에 있어요

항상 같은 자리에 서서
일생을 바보같이 기다릴 사람
그대가 있는 곳엔 달빛처럼 그대를
환하게 비춰줄 그런 사람
바람이 되어 그대와 숨을 쉬고
구름이 되어 Uh 그대 곁을 맴돌고
비가 되어 Uh 그대 어깨를 적시고
난 이렇게 늘 그대 곁에 있어요
난 이렇게 늘 그대 곁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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