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 끄라비 - 2편
적당한 고난은 여행을 아름답게 만든다.
미라클라운지를 찾기 위해서 방콕 공항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만나면서 물어봤다. 미라클라운지 중에는 샤워가 가능한 큰 곳이 있고, 샤워장이 없는 작은 곳이 있어서 큰 곳을 찾아가려고 물어봤다. 공항 근무자 중의 한명이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말해서 가족들과 2층으로 올라갔더니, 또 다른 검색대가 있고 여권과 티켓을 요구하였다. 여권과 티켓을 보여주었더니, 2층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1층으로 내려가라고한다.
1층으로 내려가서 미라클라운지를 물었더니 모른다는 사람 2명, 그러다 1명이 아는데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서 왼쪽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검색대를 통과하면 샤워시설이 있는 미라클라운지를 갈수가 없지 않느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알게 된 것은 국제선 출국장과 국내선 출국장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었다. 내가 가고 싶은 미라클라인지는 국제선 출국장에 있고,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국내선 출국장이었다. 결국 국내선 출국장으로 들어가서 미라클라운지를 찾다가 비슷한 "코랄 라운지"라는 곳을 찾게 되었고, 미라클라운지를 물어보니 오른쪽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그런데, 똑같은 티켓으로 자기네 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고, 그 안내하는 분은 한국어도 조금 했다. "Which lounge is better?"라는 말에 당연히 자기네 라운지가 좋다고 말했고, 가족들도 지쳐서 그냥 그 라운지에서 쉬기로 결정을 했다.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느라 힘들었는데, 편안한 의자가 있는 공간에 앉고, 먹을 수 있는 스낵을 가져와서 먹으면서 쉬기 시작하니, 그제야 긴장했던 가족들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공항의 오픈된 공간의 의자에서 앉아서 4시간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가족들만 편하게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쉴 수 있으니, 훨씬 더 즐거웠다. 인당 38800이 좀 비싸보이기는 하지만, 3시간의 편안한 휴식은 그 가격의 몫을 다한 것으로 판단된다. 3시간을 머물 수 있는 라운지에서 모든 음식과 음료를 다 맛보고, 여기 저기 의자를 옮겨다니며 사진을 찍는 진상 여행객의 활동을 하다가 끄라비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게이트를 찾아서 움직였다. 근데,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연착한다는 정보가 뜨면서, 게이트마저 바뀌었다. 라운지에서 너무 빨리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게이트 앞으로 가서 기다리다보니 비행시간이 되어서 순조롭게 탑승을 했다. 자그마한 비행기에서 애플파이와 물을 저녁으로 제공해 주었다. 파이가 아주 맛있지는 않았다.
요즘 입국수속을 할때, 물이 모두 반입금지이다. 출국장내에서 꼭 물이나 음료를 사먹게 되니, 이건 보안보다는 마케팅의 이유라고 생각된다. 비행기에서 끄라비 공항에 착륙하기 전에, 하늘에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어느 곳의 일몰보다도 붉은 하늘에서의 일몰에 가족들 모두 굉장히 감탄을 했다. 착륙하고, 물건을 찾기 위해서 baggage claim 장소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우리 짐이 오지 않았다. 예전, 방글라데시에서 수화물 잊어버렸던 기억이 나면서, 짐 2개 다 잊어버리면 우리 이번 여행 어떻게 할지 땀이 삐질 나는 순간이었다. 그때, 우리 이외에 몇명이 짐을 못찾고 남아있을 때, 공항 관계자가 방콕에서 국내선 출국장으로 갈때 붙여주었던 스티커를 보면서 국제선을 환승해서 온 손님들만 모아서 다른 장소로 안내를 해줬다. 그곳에 반가운 우리 짐이 도착해 있었다. 생각해보니, 방콕에 도착한 우리 짐을 연결해서 끄라비로 가는 다른 비행기편으로 보내놓았던 것 같다. 짐을 찾아서 나오니,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린 기사님이 한국어로 된 푯말을 들고 반겨주신다. 같이 걸어서 차가 있는 곳으로 나가는데, 뜨거운 바람이 훅 불어오는 것 같았다.
잠시 우리를 기다리라고 하고, 차를 가지러 가는데 주변을 보니 엄청나게 큰 밴들이 늘어서 있다. 우리나라 스타렉스보다 훨씬 크게 보이는 밴들이다. 저런 차면 좋겠다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똑같은 밴이 우리 앞에 서고 짐을 싣고 끄라비 숙소로 출발했다. 그런데, 차 방향이 영국식으로 우리나라와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날은 이미 어두워서, 오늘 아침 7시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저녁이 되었는데도 태국의 숙소를 찾아서 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루를 꼬박 이동에 소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고, 어두운 도로를 따라서 가면서 보이는 건물들과 풍경은 우리나라 80년대 90년대 지방의 도시들을 떠올리게 한다. 25분정도의 운행을 끝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할 때 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타나고, 저 멀리서 "여기가 Night Market"이라고 외치는 듯한 풍경이 보이고 우리의 숙소(Holidays in Ao mang beach resort)에 도착했다. 일단 로비가 오픈 로비였고, 굉장히 넓었다. 갑작스러운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 짐을 내려준 드라이버는 또 어디론가 가버렸다. 팁을 강하게 요구하지도 못하고, 우리도 생각을 못해서 그 분은 고생하고 보상은 많이 못받았던 것 같다.
리조트 카운트에서 왁자지끌한 사람들이 우리보다 늦게 와서 우리보다 먼저 방을 배정받아서 떠났다.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런 걸로 싸울 수도 없고, 얼른 우리 방을 달라고 얘기하니, 방 두개를 배정해준다. 키는 카드키로 하나를 더 받고 싶었지만, 나중에 물어봤지만 키는 방에 하나밖에 못준다고 했다. 우리 방은 6동 3층이라고 했다. 4층짜리 건물이 최소 6개는 있는 리조트였다. 비가 와서 큰 장우산 두개를 빌려서 쓰고, 우리가 3일간 묵을 방으로 안내받아 갔다. 짐을 옮겨주는 포트가 있었지만, 그냥 우리가 짐을 들고 갔다. 방에 들어갔는데, 일단 엄청 넓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공간이 넉넉했다. 바깥은 숲이 보이는 베란다가 있었다. 방안은 에어컨과 천장형 선풍기를 이용할 수 있어서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었다.
짐을 정리하고, 오면서 봤던 야시장으로 가자는 요청에 천천히 걸어서 리조트를 벗어나서 야시장으로 향했다. 비는 40분정도 내리고 난 이후 그냥 개었다. 괜히, 무거운 우산을 들고 다니느라 고생했다. 야시장으로 가니 딸이 뭔가 먹고 싶다고 먹을 것을 찾는다. 해산물도 안좋아하고, 단것만 좋아하는 딸이 야시장에 도착해서 두리번두리번 찾다찾은 것이 와플과 뽂음면(팟타이)이었다. 닭고기 팟타이와 꼬치를 사서 먹고, 돌아보다가 망고를 파는 과일가게에 가서 100바트(4000원)을 주고 망고 1킬로를 사서 깎아서 가지고 왔다.
긴 이동의 해외여행 1일차를 망고와 와플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고, 넓은 숙소에서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내일은 또 홍섬여행을 위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서 움직여야 할 것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