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을 바꿔야 할까? 내 삶을 바꿔야 할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 말을 점점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과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 일치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아주 어렸을 때,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세상에서 제일 힘센 동물이 되면 걱정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어서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조금의 시간이 지나서 바로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돈 걱정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이 부럽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이도 또한 진실에서 살짝 벗어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었다.
돈이 많으면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모든 문제해결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과의 다툼이 있을 때도 선물을 사주거나 식사를 같이하는 등의 화해의 표시를 돈으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돈으로 쉽게 해결되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는 더 많은 스트레스와 짜증을 가지게 된다. 더욱이, 돈이 많은 사람 주변에는 더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과 그 돈을 뺏으려고 노리는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고 대기하고 있다.
보물은 죄가 없지만, 보물을 가질 준비가 안된 사람이 그것을 가진 것이 죄라는 무협지의 한 구절처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부를 가지고 있다면 그 부는 나에게 최악의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거액 로또 당첨자들의 사례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많이 나오는 얘기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내 맘대로 안된다는 얘기를 하게 되는 경우는 주로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서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자식이 내 맘만큼 공부를 하지 않는다든지, 부모님이 내가 여유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든지, 회사 직원들이 이기적으로 민원을 제시한다든지, 내가 판매하는 물건이 안 팔린다든지,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든지, 비상식적인 사람이 나의 삶을 흔들어 놓는 요구를 한다든지.....
간혹은 내 맘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고, 복잡한 일이 생기면 머리가 멈춰버리기도 한다. 이럴 때 생각나는 말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라는 묘비명이다.
이 말은 불교의 고집멸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짐작한다. 인생 자체가 고통이고, 그 고통은 집착으로부터 비롯되고, 없애기 위해서는 8가지 바른 도(정견(正見)·정사유(正思惟)·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正命)·정념(正念)·정정진(正精進)·정정(正定))를 수행해야 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은 논리적인 것 같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산다는 것을 정의하고 따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일일지 수행할 엄두가 안나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내 맘대로 안된다는 것은 내가 맘속으로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집착이 있고, 그 생각대로 안될 때 스트레스와 짜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도 같아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나의 마음이고,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행동을 나의 욕망을 위해서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내 맘대로 안되면 내 맘을 바꾸고, 나의 생각대로 되지 않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내 마음을 이동시켜야 할 것 같다.
근래에 읽었던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서 개인적 자유보다는 정치적 자유를 얘기했지만, 그 자유론에서 나온 말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기독교의 황금률 "너의 이웃을 네가 받고자 하는 데로 대하라."는 말과 공자의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된다.)"는 말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세상에 나 혼자만 산다면,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 데로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나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나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를 조절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면, 사는 게 내 맘 데로 안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말인 것 같다. 맘대로 되기만을 바라는 내가 잘못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