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남자, 리창(李强)
경력만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습니다. 화려한 간판, 파벌과 거리가 먼 그가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총리가 되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허허실실 하다가 중국을 평정했듯이 리창 총리도 시작은 미약하나 의외의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저장성에서 태어나 저장농업대학을 졸업한 리창은 2002년 시주석이 저장성서기로 부임하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시주석의 눈에 든 리창은 저장성 성장, 장쑤성 서기를 거쳐 2017년 요직인 상하이 서기로 영전하게 됩니다. 이렇게 시주석의 발자취를 따라가던 리창은 결국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에서 시주석 다음으로 입장하면서 서열 2인자임을 만방에 알렸습니다.
경제 수장으로서의 리창을 이해하려면 상하이 서기 시절의 행적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9년 제품 양산화에 실패해 매출부진에 시달리던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완공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상하이로부터 과감한 지원을 받아 기가팩토리를 완성시키며 머스크를 위기에서 구한 장본인이 바로 리창입니다. 리창은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T분야와 핀테크 등에도 관심이 많아 평소 기업들과 자주 소통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들 기업들의 자본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중국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커촹반(科创板)도 이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주석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총리가 된 리커창과 시주석의 심복으로 총리가 된 리창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리커창은 지난 10년 동안 견제를 받으며 식물총리라는 오명을 남겼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리창 총리가 추진하게 될 업무들은 순풍에 돛을 달게 될 것입니다. 중국에서 뛰어난 상술을 가지기로 유명한 저장성 원저우 출신인 리창 총리가 뼛속 깊이 흐르는 상인의 DNA를 어떻게 발현시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by 메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