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취향, 다능인이 되려고 사는 습관
20대는 대게 백수이다.
나도 현재 백수의 길을 걷고 있다. 주변 선배나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첫인사를 보통 이렇게 건넨다.
이 질문을 받으면 사실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다. '벡수에요'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다. 그냥 탱자탱자 노는 것 같은 답이기에 자존심이 상한다. 나는 평소 백수라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이 백수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본인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백수라는 단어를 나쁘게 보진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긍정적 의미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를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마다 말이 길어진다.
"저는 글도 쓰고요"
"저는 유튜브도 하고요"
"저는 사진도 찍고요"
"저는 옷도 만들고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고요"
"요즘은 책도 쓰고 있어요"
이 모든 걸 하나로 표현하기에는 어렵다.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있어요'라고 둘러댄다. 나를 제일 잘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20살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았다. 주변 환경에 의해 이유도 모른 채 걷기만 했던 것 같다. 결핍이 생겼던 걸까. 20살이 되자마자 대학생활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도전하고 부시기 시작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나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사업들을 모조리 도전하고 공부했다. 지금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흥미가 매우 높은 상태다. (사진을 곁들인) 작가 소개에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사진 계정이다. 원래는 인물 사진을 위주로 스냅 촬영을 하기도 했었는데 사람 구하는 게 어려워서 스트릿스냅샷으로 콘셉트를 바꿨다. 나는 평소에 평범한 장면을 카메라로 담는 행위를 매우 행복해했다. 이를 표현하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글도 같이 쓴다.
또한 다양한 취향을 알아가는 것을 즐긴다.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내가 그 취향을 따라 해 본다. 취향이 없는 사람은 이 방법이 매우 좋다. 시야도 트이고,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찾기도 한다.
최근에 한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록 음악을 좋아하는 취향이 있었다. 평소 나는 알앤비 팝송 등을 즐겨 듣는다. 길을 걸을 때는 런웨이 음악을 들으며 당차게 걷기도 한다. 록과 아이돌 음악은 내 취향이 아니어서 경험해보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그 드라마 주인공이 록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 번 들어볼까?라는 생각과 함께 곧바로 유튜브에 록 음악을 검색했다.
몇 번 들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속도감과 가슴을 울리는 것이 있긴 했다. 두 곡을 듣고 바로 '역시 난 록이랑은 안 맞네,,'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취향들을 알아가는 것들 하나하나가 나의 마음을 넓게 하는 방법인 듯하다.
나는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종종 나를 '다능인'이라고 표현한다. 특히나 지금 세대는 한 가지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보인다. 단적인 예시로 종이책을 만드는 작가라고 했을 때 글만 적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SNS를 잘 다루고 마케팅을 배워한다는 점 등을 말이다. 거기에 디자인을 하기 위한 일러스트레이터까지.
다능인이 되려면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현실이라는 사회적 단어를 버리고 자신의 호기심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떤가? 모든 것을 호기심 있게 보자.
평범한 의자 하나도 몇 번 꼬아서 생각해보는 건?
'저 의자는 왜 다리가 3개일까.'
'저 의자는 등받이가 특이하네, 디자이너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저 의자는 생산단가가 어떻게 되고 판매가는 어떤 기준으로 설정했을까.'
길거리에서 순대를 파는 사장님도 몇 번 꼬아서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저 작은 트럭 안에서 전기를 어떻게 끌어왔을까?'
'허가는 어떻게 받는 걸까?'
'저 간판의 디자인은 누가 한 걸까?'
'카드를 안 받는 이유는 뭘까?'
'한 군데서만 하시는 게 아닐 텐데 뭔가 체계적인 계획표가 있는 걸까, 아니면 끌리는 데로 가는 것일까.'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 쉽고, 쉽게 알려주고 있는 곳이 많다. 백수가 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