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의미하는 것
어느 때와 같이 저녁시간에 카페에 온다. 유일하게 술을 먹지 않는 날에는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열어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의 완성을 위해 부단히 키보드를 두드린다. 매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도전들을 뒤에서 묵묵히 하곤 한다. 이것이 자기만족임과 동시에 어쩌면 부자를 꿈꾸고 있는 자기 계발의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여러 일을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곳에도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일하러 가는 곳은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총 1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배차가 길어 찬 바람을 맞으며 지하철을 15분에서 20분 정도나 기다리며 코 끝이 시리기 일쑤다. 봄은 언제 오나.
집에서 드라마를 보는 시간에 차라리 빨리 나가서 이동시간에 드라마를 보기로 했다. 밥 먹을 때는 꼭 드라마를 켜두고 본다. 밥 먹는 시간이 5분이 됐든, 20분이 됐든 유튜브보단 드라마를 킨다.
일상에서 사소하게 도전하는 것들이 경험이라고들 하지만, 좋은 추억으로도 남겨진다. 하물며 초등학교 수학여행 시절 친구들을 모아 추지도 못하는 춤을 연습해 장기자랑을 나가기도 했으며, 중학교 때는 규율이 엄한 분위기의 방송부를 들어가 혼나기도, 욕하기도 했다. 대학교에서는 많은 선거를 나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좋은 추억은 좋은 감정이기도 하다.
경험한 것 중 좋은 감정을 느낀 것이 있다면 그 기억은 오래된 추억 속으로 저장된다. 그 당시에는 무덤덤하게 이별을 경험하고, 만남을 기약하고, 도전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아픈 감정과, 사랑의 감정 등은 좋은 감정이며, 그 좋은 감정은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앞서 이야기했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이러한 감정을 보다 빠르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다양한 감정과 그 감정을 근거로 한 스토리가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와 환경으로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가 나도 그 감정을 공유한다.
그 감정 자체가 추억이 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떠나 닥치는 대로 경험하는 것보다, 좋은 감정을 얻어오기 위한 여행이 훨씬 값진 사람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