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인생 사전
●백 투 더 퓨처: 그리운 그들만의 천국.
시간 여행이라는 낯설고도 오래된 소재를 친근하고 매력적인 주인공을 등장시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 간 이 잊을 수 없는 영화(로버트 저메키스, 1985)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다.
아마 끝날 것 같지 않을 것처럼 계속 이어지던 시험과 시험 사이, 어느 주말 작은 틈새 시간에 큰맘 먹고 보러 갔던 듯하다. 진주성 근처 지금은 사라진 작은 극장에서였다.
영화 속 1985년 현재, 미국 LA에 사는 주인공 마티(마이클 J. 폭스)가 괴짜 발명가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처음으로 간 시대는, 자신의 부모님들이 고등학생이던 1955년이었다.
하지만 숫기 없고 자신감도 없던 마티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사귀지도 못할 뿐더러 불량 학생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부모님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티의 활약 덕분에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 자체보다 내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화 속에 그려진 1950년대 평범한 미국 고등학생들의 일상이었다.
그건, 고향을 떠나 3년간의 어두운 ‘시험 터널’에서 허덕이던 시골뜨기 사춘기 학생에게는 아련한 환상 그 자체였다. 그들은 자기 집에서 평범하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연애하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도 인생을 사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영원히 살아볼 수 없을 듯한 그 ‘천국’에서,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루하루 잘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