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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아는아이 Jun 05. 2024

소풍

시로 쓴 일기

‘길을 찾는 동안은

방황하기 마련’*이라지만


중 3 때

가을 소풍 날은


방황의

절정이었다.


공부하기도

놀기도

싫은


대책 없는

사춘기였다.


도시락

들고


강 건너

앞 산


꼭대기에

올라


저 멀리

울긋불긋


단풍 같은

친구들

옷차림을


보던 순간,


오히려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

속에서

숨 쉬지 못하고


혼자서

바다를 만들고


혼자서

그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내 운명… .


1988년

어느 가을,


알밤의 속이

조금씩

차오르던


어느

맑은

가을날이었다.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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