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영화 혹은 지나간 삶
영화 음악은 그 영화의 압축 파일 같아서, 이미 본 영화를 순식간에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아직 보지 않은 영화를 몸살나게 보고 싶게 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영화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1920~1993)의 영화 <아마코드(Amarcord, I Remember)>(1974) 속 니노 로타의 주제 음악은 후자다.
펠리니의 영화로 앞서 본 작품은 <길>과 <8과 1/2> 그리고 <달콤한 인생>이다. 이런 영화의 주제 음악 틈새에 끼어 나오는 우아하면서도 환상적인 음악이 있었는데, 확인해 보니 바로 <아마코드>의 음악이었다.
주제 음악이나 독특한 포스터를 보고서는 무슨 내용인지 머릿속에 잘 잡히지 않았다. 심지어 네이버 검색에 나오는 영화 정보를 봐도….
아무튼 <아마코드>란 영화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매니아나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하면 굳이 찾아서 보지 않는 영화라는 점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민들레 씨앗이 날리는 초봄에 시작해서 다음해 봄에 끝나는 이 영화에는, 이탈리아 작은 마을과 사계절의 정취가 곳곳에 가득하다. 딱히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인물없이 거리에서 스쳐가듯이 등장하는 인물들 속에서 삶과 성장 그리고 죽음이 펼쳐진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도 이렇게 주제가 딱히 잡히지 않는 경우도 드물다. 어쩌면 이 영화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거부하거나 하면 되는 종류의 영화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니노 로타의 음악만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고 뜬금없이 한 번씩 떠오를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음악은 참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