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영화 혹은 지나간 삶
나는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띄엄띄엄’ 팬이다.
영화 <그녀에게(Talk to her)>(2002)가 그 시작이다. 주제(사랑)에 대한 진지한 질문, 자유롭고 충격적인 표현 기법 그리고 강렬한 색감 등…. 그러한 영화적 개성은 그의 다른 영화들에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하지만 그다지 성실한 팬은 아니라서 최근작 <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2019)를 보고 나서 <귀향(Volver)>(2006)을 뒤늦게 찾아보았다.
<귀향>은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가 클로즈업된 포스터가 워낙 강렬해서 몇 번이나 보려고 했지만, 주저하다고 놓친 영화였다. 물론 기대했던 ‘귀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사실은 계속 살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스토리 속에, 여성 혹은 모성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깃든 작품이다.
여성적인 세계에 대한 예찬은 그의 자전적인 영화 <페인 앤 글로리>에도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지난날의 실수와 고통, 혼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긍정적인 시선이 인상적이다.
네이버 영화 정보에 따르면 <페인 앤 글로리>의 관객 수가 3만명이다. 아주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 거장의 세계를 경험해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