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학원 중에 한우리가 제일 좋아요.”
“학원 선생님 중에서 한우리 선생님이 최고예요.”
아이들의 고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책을 다 못 읽었거나, 숙제를 놓고 왔다는 이유로 저에게 따끔한 말을 들었는데도, 단 몇 분 만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갑자기 한우리가 좋다며 싱글벙글 웃습니다. 수업 중간에도 뜬금없이 ‘선생님, 사랑해요’라며 하트를 보냅니다. 제 손에 맛있는 게 들려있지도 않은데 아이들은 밤양갱같은 다디단 말들을 잘도 해줍니다.
이런 대화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기도 합니다. 창밖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내밀어 보면, 아이들은 옆에 있는 친구를 가리키며 “제가 한우리 재밌다고 했더니, 얘도 다니고 싶대요”라고 소리칩니다. 소개팅 주선자처럼 친구의 이름과 성격까지 말해주고 갑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SNS로 만난 전국 방방곡곡의 한우리 선생님들 역시 학생들에게 인기가 참 많습니다. 아이들의 손편지를 받는 건 물론 성인이 된 제자가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자주 눈에 띕니다.
아이들은 왜 한우리 수업과 선생님이 좋다고 하는 걸까요? 그 까닭이 궁금해 직접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와 눈을 맞추며 말하는 게 쑥스러운지 아이들의 대답은 ‘재밌어요’ ‘그냥 좋아요’ ‘선생님이 친절해요’ 정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속마음을 들으려면 방법을 바꿔 봐야 할 것 같아, 작은 종이에 질문 두 가지를 적어 건넸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한우리 수업이 여러분의 독서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그 까닭을 써주세요.’, 두 번째 질문은 ‘한우리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였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에게 종이를 내민 터라, 귀찮아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솔하고 애정이 담긴 대답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수업 시간마다 언제 끝나는지 물으며 자꾸 시계만 보던 아이의 대답이었습니다. 한우리 수업이 도움 된다며 그 까닭을 무려 다섯 가지나 써 놓았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다. 글씨를 잘 쓸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책으로 알 수 있다. 숙제로 다시 책 내용을 생각할 수 있다.’
저는 아이가 쓰는 걸 보고도 믿기지 않아 정말이냐고 되묻고 말았습니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말을 자주 해서, 이 수업이 지루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제가 아이의 진심을 너무 몰랐던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글쓰기는 안 하면 안 되냐고 울상을 짓던 중학생도 한우리 수업이 도움 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라며, ‘중학교에서는 일정한 시간 이내에 글쓰기를 완수해야 하니 한우리 수업을 더 일찍 했으면 좀 더 정확하게 쓸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중학생은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니게 된 거라면서도, ‘한우리를 다니기 전에는 글을 쓸 때 어려움이 많아 쉽게 연필을 내려놓았으나, 한우리를 다니고 나선 독해력과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 이해할수록 더 많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책을 많이 읽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썼습니다.
아이들의 문장을 읽는 내내 입꼬리가 올라가 내려올 줄을 몰랐습니다. 열이면 열, 모두 한우리 수업이 필요하다고 했고,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솔직히 아이들 대부분이 평소에는 ‘책이 재미없어요’ ‘숙제하기 싫어요’ ‘글쓰기 힘들어요’라고 투덜댔기 때문에 저는 이런 대답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남다른 한우리 사랑을 확인하고 나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그 후로 며칠 동안, 아이들이 글쓰기 한 내용과 수업 시간에 나눴던 이야기를 되짚어보았습니다. 시간이 쌓일수록 아이들에게는 확실히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표현력이 풍부해졌다거나, 글의 분량이 늘어난 건 둘째치고, 아이들의 마음이 성장해가는 게 보였습니다. 동화책의 등장 인물에게 잘잘못을 일깨워주던 편지글은 어느새 공감과 위로가 먼저인 글이 되었고, 인상 깊은 장면을 나열하던 감상문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공감의 글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한우리 수업을 좋아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읽고 쓰고 말하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이를 말과 글로 표현하는 재미와 즐거움은 설명하기 쉽지 않은 환희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느끼는 곳이 한우리이고, 긍정의 반응을 해주는 사람이 바로 한우리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답한 질문지를 하나하나 사진으로 남겨두며 앞으로의 수업 방향을 다시 한번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달라는 물음에 아이들이 남긴 답변 하나하나가 저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힘내세요’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