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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Feb 23. 2016

인연이 아니라면

그때는 괜찮을까, 이런 이별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가끔 목적지까지 바래다주고는 한다

오늘도 마음은 알고 있던 직감 때문인지 목적지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러다 결국 목적지에 마저 도착해 버리고

헤어짐을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되었을 때 인사 차원에서 던진 나의 질문,

“이제 언제 또 뵙죠?”


그리고 들려온 대답,

“그러게 - ”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


기약이 없다며 웃고서는

이제 각자 다시 가야 할 길로 돌아갈 시간이기에

돌아서서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갔다


근데 마음이 계속 먹먹한 거다


뒤돌아서서 마주 보고 있지 않을 때가 돼서야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걸 안다고

슬프지 않은 법 또한 아는 건 아니다


그렇게 씩씩하게 돌아서서 집으로 가던 길

이런 나의 마음을 달래듯 언니에게서 온 문자 한 통,

“에이, 인연이면 또 만나지”


답장을 하려던 내 손이 멈추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연이 아니라면

그냥 스쳐 갈, 혹은 이미 스쳐 간

그런 인연이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지난 몇 년간 마음을 어르고 달래는 것이 익숙해졌는데

헤어짐도 여러 번 반복해 봤는데

1년 후면, 5년 후면

그때는 괜찮을까, 이런 이별


그때는 괜찮을까

이런 이별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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