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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Oct 28. 2016

그때는 이별이

찾아올 줄 모르고



같이 보낼 생일이 계속 있을 줄 알고

작년에 떨어져서 보낸 게 하나도 안 서운했는데

다 지나서 올해 왜 이렇게 아쉬운지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대화하고

동네도 한 바퀴가 아니라

열 바퀴 돌 걸 그랬다


그때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으니까

잠깐 만나고, 미루다 만나고는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맨날 겨우 인사나 하고 헤어질 게 아니라

할 일 잠시 옆으로 넘긴 채 저녁에 산책하러 가고

주말에 놀러도 가고 바다도 또 가고 그럴걸

그랬을 걸 그랬다



너무, 내 마음만 생각했나 봐, 내 마음만

바쁜 내 생활만 배려하고

변치 않을 거란 내 마음만 믿고서는

둘이 이어나가는 인연을

혼자 그리고 있었더라


그때는 이별이

찾아올 줄 모르고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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