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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Apr 05. 2017

그러면 다시 와줄래요

그동안 빗방울 속에 가만히 서 있던 날들 없었던 일처럼 모두 잊을 테니



몸의 거리가 힘든 게 아니었어요

내가 힘든 건

그 몇 시간의 비행으로도 좁혀지지 않을

떠나버린 그 사람의 마음이었어요


두 사람이 시작한 인연인데

이렇게 한 사람만 남겨질 수도 있는군요

내 마음은 아직 그대로인데

차라리 서로 멀어졌으면 좋았을걸



가끔 생각이 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죠

나한테 미안해서 돌아오지 못하는 거라고

날 떠나버린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모질게 한 말이 상처가 되어

미안해서 돌아오지 못하는 거라고

오늘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오늘만 지나면 내게 돌아올 거라고 말이죠


그러니 다시 와주면 안 될까요

이렇게 힘들게 한 사람

다시는 모른 채로 지내겠다고 했지만

내가 한 말 다 잊어버린 걸로 할게요

그러면 나한테 다시 와줄래요


그동안 빗방울 속에서 가만히 서 있던 날들

없었던 일처럼 모두 잊을 테니

그러면 다시 와줄래요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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