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의 가요광장

2016년 3월 25일 - 감사했습니다, 또 감사합니다

by 일요일은 쉽니다


회사를 떠나고 나서

일상의 여유로움을 되찾고

정말 이런 방학이 또 언제 오느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대한 즐기려 하는 요즘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밥만 먹고 일어서던 점심시간을 보내던 날들이 많았는데

선물로 주어진 여유에 늘 12시 이맘때쯤

냉장고를 열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듣던 라디오가

김성주의 가요광장이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라디오를 켜고 부엌에서 움직이는데

오늘 오프닝에 흘러나온 김성주 DJ의 멘트는

인사부터 작별이었다


B64IJ5BCcAAMf56.png


1년 3 개월간의 여정에서

내가 함께한 것은 마지막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늘 이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준 DJ이기에

정이 들었었는데

1시 54분, 마지막곡 “세월이 가도”를 끝으로

김성주의 가요광장도 어제의 한 장이 되어버렸다


보통 끝 곡이 흘러나오면 DJ들이 정리하고 일어서는데

앉아서 끝까지 모니터에 사연 하나하나 읽으시더니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손을 흔드시고서는

웃음과 함께 마무리하셨다


별로 한 것도 없이, 위로도 되지 못한 채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에

사실 우리는 위로도 많이 받고, 늘 즐거운 방송에 웃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 자리를, 그 시간을

한결같이 지켜주었다는 사실이

더 든든했기에


201504171247139210_1.jpg


빠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한결같음

흔치 않고

흔치 않아 더 귀한


감사했습니다

김성주의 가요광장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다시


R2014-0356.png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너에게, 네 마음에게, 네 지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