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5일 - 감사했습니다, 또 감사합니다
회사를 떠나고 나서
일상의 여유로움을 되찾고
정말 이런 방학이 또 언제 오느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대한 즐기려 하는 요즘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밥만 먹고 일어서던 점심시간을 보내던 날들이 많았는데
선물로 주어진 여유에 늘 12시 이맘때쯤
냉장고를 열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듣던 라디오가
김성주의 가요광장이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라디오를 켜고 부엌에서 움직이는데
오늘 오프닝에 흘러나온 김성주 DJ의 멘트는
인사부터 작별이었다
1년 3 개월간의 여정에서
내가 함께한 것은 마지막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늘 이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준 DJ이기에
정이 들었었는데
1시 54분, 마지막곡 “세월이 가도”를 끝으로
김성주의 가요광장도 어제의 한 장이 되어버렸다
보통 끝 곡이 흘러나오면 DJ들이 정리하고 일어서는데
앉아서 끝까지 모니터에 사연 하나하나 읽으시더니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손을 흔드시고서는
웃음과 함께 마무리하셨다
별로 한 것도 없이, 위로도 되지 못한 채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에
사실 우리는 위로도 많이 받고, 늘 즐거운 방송에 웃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 자리를, 그 시간을
한결같이 지켜주었다는 사실이
더 든든했기에
빠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한결같음
흔치 않고
흔치 않아 더 귀한
감사했습니다
김성주의 가요광장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다시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