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메타 광고 입문기
미리 밝히자면 저는 인하우스 BX 디자이너입니다. 흔히 있는 일이지만 매번 놀라게 되는 조직개편 덕분에, 원래 맡고 있던 뉴스레터 서비스의 ‘디자이너’에서 ‘PM’으로 역할이 확장되었습니다. 온갖 것이 섞인 종합업무세트에서 가장 큰 칸을 차지하고 있던 건 ‘구독자 수 늘리기’. 인스타그램 광고로 레터 구독자를 모으는 일을 반년동안 했고, 현재진행형입니다. 아니 프로필 광고로 팔로워를 늘리는 것도 아니고, 팔고자 하는 제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료 뉴스레터를 구독하게 하는 광고라니. 본질을 생각해 보면 콘텐츠를 파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강의나 책을 파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어려웠고요.
우리의 메인 타깃인 패션에 관심 많은 2030을 데려오려면 어떤 키워드를 활용해야 하는지, 어떤 포맷이 가장 효과적인지 등을 말 그대로 구르면서 배웠습니다. 매체비를 효율적으로 쓰려면 중간중간 광고 관리자를 모니터링하면서 효율이 나빠진 소재는 꺼야 한다는 것도, 주말에 광고를 세팅했다면 당연히 주말이라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오늘도 봤습니다.) 주니어 시절 마케터 분과 페어로 그저 광고 소재 만드는 부분을 맡았을 때는 대체 왜 이렇게 베리가 많은지 온전히 다 이해하지는 못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이해가 될 뿐만 아니라 퍼마 하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지표는 기간마다 목표점이 있는데, 하루도 안 돌린 광고 소재가 실시간으로 효율 떨어지는 걸 보는 마음이란... (마케터 분들 대체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오신 겁니까...)
CTR 같은 친숙한 용어 외에 CPA, CPM 등의 개념은 업무를 하면서 금방 익숙해졌지만, 도무지 기준을 알 수 없는 메타에서 터지는 광고 스타일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입니다. 브랜딩과 퍼마 영역 사이 ‘감도의 간극’을 좁혀 보려 부단히 노력해 봐도, 터지는 광고는 늘 뿔 달린 도깨비처럼 이상한 구석이 있는 소재였습니다. 광고 라이브러리에서 최신 소재들을 검색해 보며 인사이트를 찾아 헤매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 같네요. 메타 광고도 업종별로 나름 트렌드가 있는데, 비슷한 서비스랄 게 없어서 벤치마킹조차 쉽지 않았던 것도 머리를 쥐어뜯게 만든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이것도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염불처럼 외면서 산지도 10년 차가 되었습니다. 패키지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해 PB를 런칭하고, 커머스 다니다 웹디자인도 배우고, 캠페인 아트디렉팅까지 맡게 되었을 때는 그래도 성장하고 있다 정신승리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런 일 하는 직무를 통틀어 부르는 BX 디자이너라는 개념도 세월이 지나며 생기더군요.) 하지만 기구한 제너럴리스트의 운명은 수레바퀴를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좌충우돌이었던 지난 반년 간의 메타 광고 경험도 먼 훗날 도움이 될까요? 그 미래에도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파워풀한 매체일까요?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