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침미소목장을 방문했다. 우유를 좋아하기도 하고, 소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직접 견학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장으로 향하는 길은 차 한 대만 드나들 수 있는 좁은 샛길이었다. 아무리 제주도라고 해도 이 정도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길은 드문데, 오랜만에 느끼는 소박한 자연 정서가 좋았고 점점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연둣빛 기대도 한 조각 생겼다. 포장이 안 된 길이라 자동차가 덜컹거리기는 했지만, “어이쿠”를 연발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목장 안내판에 따르면 아침미소목장은 제주도 첫 번째 젖소목장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자유방목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목장이라고 한다. 목장이라고 하면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이 자연히 연상되는데, 소들을 방목해서 키울 수 있는 여건은 생각보다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장에서는 우유주기 체험과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아이들을 데려오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에서 소들을 볼 수 있고 직접 우유와 사료를 줄 수도 있는 데다 심심하지 않게 놀이터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교육적이고 재미도 줄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라고 느껴졌다.
방목지에서 소들을 구경하고는 위쪽으로 펼쳐진 목초지 방향으로 가 보았다. 얇은 구름이 흩날리는 부드러운 파란 하늘과 드넓은 목초지를 한눈에 담으니 마음까지 맑아지는 것 같았다. 동물농장에는 망아지, 염소, 거위 등 다른 동물들도 있었고, 목장 안에 있는 카페에서는 아침미소목장에서 생산된 우유와 유제품을 맛볼 수 있었다. 우유를 한 입 마셔 보니 과연 제주의 다른 우유들인 제주우유나 삼다한라우유와 맛이 조금 달랐고, 우유다운 깊은 풍미가 있으면서도 끝맛이 깔끔했다.
젖소들의 심장 박동과 우유가 흐르는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