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챗봇의 모습
챗봇은 채팅하는 로봇을 말한다. 최초 챗봇의 콘셉트는 친구같이 일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이었다. 그러나 2017년 페이스북에서 챗봇으로 꽃배달 서비스를 주문받는 장면을 발표하면서 챗봇을 기업에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당시 영화 허(HER)나 아이언맨에서 등장하는 "일상 대화" + "업무처리 대화"를 모두 커버하는 음성 챗봇을 보면서 대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이 일상 대화와 업무처리 대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제 시간이 지나 2022년을 앞둔 현재. 오늘은 챗봇이 고객센터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기업에서 가장 많은 대화 노동이 일어나는 곳은 고객센터다. 고객센터에는 간단한 문의 응대부터 접수처리, 복합적인 문제 해결, 민원 처리까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대응하고 있다. 이 중에 절반 이상이 단순 문의 답변과 간단한 접수처리다. 당연하게도 기업들은 이 부분을 자동화하고 현재 기술로는 감당하기 어렵고 상담고객의 감정선을 잘 헤아려 대응해야 하는 복합문제 해결과 민원처리는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구도를 떠올렸다. 기업들은 실행에 옮겼고 몇 가지 패턴으로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 문의사항을 입력하면 답변해준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접수를 챗봇이 대신해준다. 주로 버튼형 챗봇이 이용된다.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보다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버튼으로 10개 정도까지는 한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처리 가능한 질문과 답이 30가지라면, ARS처럼 버튼 흐름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도 듣기 평가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전화 ARS보다는 편한 느낌이다. 처리 가능한 질문과 답이 100가지라면? 자연어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버튼을 선택하거나 질문을 입력해주세요"라고 인사하는 챗봇이다. 버튼을 눌러도 되고 자연어를 입력해도 되는 하이브리드 형태다. 홈페이지 챗봇이 감당하기 어려운 복합문제 해결 또는 민원처리는 사람이 도울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놓았다. 담당자 전화번호를 알려주거나, 게시판으로 포워딩하는 소극적인 장치도 있고 상담 내용을 접수받아 담당자에게 전달해주거나 채팅상담으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장치도 있다.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원을 도와주는 형태의 챗봇도 있다. 이 방식에서는 온라인 고객센터에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챗봇을 만날 수 없다. 챗봇과 대화하는 것은 상담원이기 때문이다. 채팅이 되었든 전화 상담이 되었든 고객이 질문하거나 요청한 사항에 대해 챗봇이 의도를 파악하고 답변 콘텐츠를 표시하는 것은 동일하다. 다만 표시된 답변 정보를 보는 것은 상담원이다. 상담원 도우미가 없는 상담원은 고객 문의에 따라 상담 콘텐츠에서 정보를 찾아 답변한다. 이 검색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도 챗봇이 계속해서 적절한 정보를 찾아 표시해주기 때문에 상담원은 고객과 상담한 내용을 잘 기록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챗봇이 혹시 잘못된 콘텐츠를 표시하더라도 상담원이 선별하여 대응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다.
음성인식 기술의 발달로 전화상담을 바로 챗봇이 해주는 것이 가능해졌다. 주로 간단한 예약 접수 처리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간단한 예약 접수는 홈페이지나 앱에서 처리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도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높은 연령의 고객들은 전화를 통해서 예약 및 접수를 진행한다. 대규모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처리를 해주는 경우 적용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특히 시즌성이 있는 에어컨 설치나 보일러 설치를 요청하는 접수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대규모로 발생한다.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전화로 접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챗봇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상당 부분 커버가 가능하다. 직접 가입해서 챗봇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구글의 다이얼로그 플로우, 국내 단비 AI 등의 서비스가 있다. 또한 채팅 상담 솔루션에 부가서비스로 챗봇이 있는 경우가 많다. 채널톡, 깃플, 해피톡과 같은 서비스도 있다.
상담원 도우미 챗봇이나 전화상담 챗봇은 기업의 시스템, 통신 장비와 연계해야 하기에 셀프서비스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고객센터에 특화된 솔루션 기업의 도움을 받아 구축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관련 기업으로는 다이퀘스트, 솔트룩스, 마인즈랩, 아이컴시스와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카카오나 네이버에서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센터에서 챗봇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대표적인 사례를 공유해보았다. 많은 기업들이 다방면으로 도전하여 패턴화가 된 상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업무적인 특성과 주기에 따라 적절한 챗봇을 적용하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업무지원 챗봇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