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행위는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것일까요. 아름다움이나 사실의 표현을 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일까요. 사진을 통해 기록이나 창작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이 사진 예술로 나타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야 드러나고 표현되죠. 이것이 사진 행위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다른 경우는 어떨까요. 목적도 이유도 없는 사진은 가능할까요. 그 어떤 의미도 없는 사진 말이죠. 목적 없이, 이유 없이, 의미 없이 사진 행위가 가능하다면 그 사진은 어떤 사진일까요. 만약 가능하다면 대승불교의 공 사상처럼 저는 그 사진을 비어있음의 사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비어있음의 사진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사진은 나타남으로 자신의 무엇인가를 표현하려고 합니다. 사진이라는 존재자 자체가 무엇을 나타내고 있죠. 눈으로 보고 있지만 사진의 표현은 개념을 통해 이해됩니다. 개념이 없으면 인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진을 볼 수 없죠. 만약 이 볼 수 없음을 개념으로 만들어 가져올 수 있다면 비어있음을 볼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요. 저도 아직 모호한데요. 아무런 목적의식이 읽히지 않는 사진이라면 비어있음의 사진이라는 것이죠. 공 개념의 사진은 비어있음의 개념을 가짐으로 인식됩니다. 이로 사진은 무엇이다의 정의는 사라지고 존재를 담은 존재자로만 남게 되죠. 비어있음의 사진은 외부 개념으로 해석될 수 없고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보입니다. 이전 것은 지나간 개념이고 다가올 개념으로만 보이는 사진이죠. 언제 이런 사진을 볼 수 있을까요. 만약 보게 된다면 오로지 자신만 알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