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규칙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 기존 모임방에는 익명의 누군가가 들락거리고 있었다.
사실 피해자 모임방은 친목방도 아니라서 딱히 들락거림이 많을 일도 없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끓는 건 사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의심은 확신이 되었는데 집주인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이 무너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속을 뒤집어놓고, 비열하게 엿보고, 이렇게 죄의식도 없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머리 꼭대기까지 분노가 치밀었다. 그뿐 아니라 들어와서 '집주인은 괜찮은 사람'이라는 어필을 하면서 자꾸 모임방의 분위기를 헤치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