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아니 죽어야만 할 것이다.
이른바 '시기상조론'은 덜 상식적이거나 나쁜 관습을 바꾸지 않기위한 '참 좋은 명분'이다.
시기상조론이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 좋겠지만 '아직' 때가 되지 않아 바꿀 수 없다는 일체의 명분>을 말한다.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사회 문화 전반에서도 시기상조론은 어디에나 있나
그래 그렇게 된다면 참 좋겠지만 한국적 현실에서는 아직 무리란다.
맞다. 당연히 그렇다. 그런데 내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이다.
드라마의 퀄리티 저하와 현장 혹사를 나았던 '쪽대본' 제작 드라마들이 사전 제작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왜일까?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해서다. (중국은 방영 60일전 사전 심사를 한다.) 불법영상이 방영이전에 풀리면 막대한 손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기전 기존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들은 아이폰의 영향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 보았다. 기존 고객은 이미 '한국적인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아이폰의 등장은 매우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질서를 바꾸어 버렸다.
낡고 불합리하며 비상식적이고 불편한 관습, 질서, 관행은 끝내 무너지고야 만다. 세계적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문제는 우리 스스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외부 압력 때문에 마지못해 그렇게 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경쟁력이 부족해지고 따라가기 급급한 것이다.
낡고 불편한 공인인증서는 어떠한가? 공인인증서없는 외국은 이상한 곳인가. 확신하건데 향후 5년안에 관련 시장은 붕괴할 것이다. 전국민이 쓰던 싸이월드는 이제 직원이 30명도 안된단다. 이제 우리는 페이스북을 쓴다. 페이스북은 초기에 광고도 안했다.
혁신없이 안주하는 '불합리한 한국적' 무언가를 우리 스스로 걷어냈으면 한다. 그거 전혀 한국적이지 않다.
무엇보다도 더 이상 우리 국민이 '나쁜 한국적인 것'을 옹호하지 않고 있다. 무언가를 바꿔야한다면 지금 시기상조가 아니다. 지금이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