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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Mar 11. 2020

돼지고기로도 이렇게 맛있는 곰탕을?

아직은 쌀쌀한 날, 생각나는 옥동식 셰프의 돼지곰탕집 <옥동식>

오랜만에 매거진 <플레이트 로드>로 돌아왔습니다.  첫 책 <제대로 살기란 어렵다>을 쓰는 동안 틈틈이 써두었던 미식 기록을 나누려고 합니다. 옥동식이 있는 합정에 대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십시오.

https://brunch.co.kr/@moonlover/41



돼지국밥도 순댓국도 아닌 돼지 '곰탕', 옥동식

옥동식의 돼지고기와 고슬고슬한 밥은 꿈엔들 잊힐리야.



한줄평


돼지 고기로 만든 국물요리에 대한 편견을 사라지게하는
맑고 진한 곰탕국물과 고슬고슬한 밥

맛 4.2/5.0


우리는 돼지고기를 끓여만든 국물 요리(이를테면 순댓국, 돼지국밥 등)가 투명하지 않고 희고 뿌연 국물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옥동식의 곰탕(보통 9,000원 / 특 14,000원)에는 그러한 편견이 완전히 깨지는 비쥬얼과 맛이 있다. 맑고 진한 고기 국물과 얇게 썬 돼지고기살, 국물에 딱 알맞게 고슬고슬한 흰 쌀밥, 작게 송송 썰어넣은 파.  이 모든 요소의 조화가 정말 탁월하다. 


일반적으로 ‘곰탕'은 잘 엄선한 소고기를 끓여서 만드는 요리로 알려져있다. 반면 옥동식은 잘 엄선한 ‘돼지고기' 수육으로 곰탕으로 만들어냈다. 본래 한식에서는 익숙하지 않던 음식 장르라 할만하다. 곰탕에 말아먹을 수 있는 밥을 별도의 넓은 나무 통에 보관한다. 밥에서 나오는 증기로 밥이 불필요하게 뭉치는 것을 막기위해서인듯하다. 밥은 계속 추가 비용없이 먹을 수 있다.


쫄깃한 수육의 맛이야 너무나 훌륭하고, 김치도 곰탕과 정말 잘 어울린다. 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는 쌈장 같은 양념장이 함께 나온다. 한 잔 단위로 마실 수 있는 ‘잔술'(2,000원)도 있다. 증류주인 청주 같은데 깔금하면서도 약간은 위스키 같은 끝맛이 있다. 옥동식의 모든 음식은 전통 놋쇠 그릇인 유기그릇에 담겨서 나온다. (유기그릇에 대한 소개 링크) 수저도 같은 재질이다. 반짝이는 그릇과 수저가 부딪치는 맑은 소리가 식사의 감성을 더한다.

옥동식의 고슬고슬한 공기밥과 밥을 따로 담아둔 나무 그릇


육포(9,000원)과 생맥주(200 cc 5,000원 / 330cc 7,000원)도 있는데 추가 방문 시 맛보려 한다. 추가로 해당 식당에 대해 잘 다룬 신문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https://news.joins.com/article/21378067

서비스 4.0/5.0 


옥동식의 오너셰프는 대단히 친절하다. 그는 주문과 서빙, 요리에 대한 설명까지 다해내는데 바쁜 와중에도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는 탁월한 셰프다. 


가격 1만원대 내외 

어떻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나 맛있는 양질의 식사가 가능하단 말인가.  돼지곰탕 보통은 9,000원이고 고기가 더 들어간 ‘특'은 14,000원이다. 포장 시 14,000원. 한 잔 단위로 파는 잔술은 2,000원. 육포는 9,000원이다. 가펠 생맥주는 200 cc 5,000원 / 330cc 7,000원이다.


접근성

2호선, 6호선 합정역에서 내려서 메세나 폴리스 뒷편으로 걸어와야한다. 인근 골목 안에 있다. 지도앱을 보고 찾기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초행길은 다소 헤멜 수 있다대체로 완만해서 평지에 가깝다주차는 따로 하기 어렵다


공간편의성

주택 건물 1층에 가게는 옥동식만 유일하게 있다. 옥동식에서 식사를 하려면 거의 반드시 기다려야 한다. 가게 바깥에 웨이팅을 위해 서는 곳을 표시한 자리가 있다. 추울 때는 조금 힘들다.

안에는 오픈키친 형식으로 셰프가 조리하는 모습이  잘 보인다. 일렬로 연결된 높은 바 테이블이 있고, 손님들은 앉아서 식사를 하면 된다. 의자는 바 테이블 높이에 맞는 딱딱한 의자이고 그럭저럭 편안하다. 천장은 제법 높은 편이고, 출입문 옆 쪽에 옷을 걸어둘 수 있는 옷걸이가 있다. 화장실은 매장 밖 같은 건물 안에 위치한다.


분위기

밝은 편이지만 눈이 아프지않은 은은한 조명이다. 출입문 문 위에는 서예로 ‘옥동식'이라고 써서 액자에 넣어뒀다. 벽의 대부분 면은 나무고, 일부 면은 거울로 되어있다. 식사와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누구에게 추천?

맑고 진한 돼지 곰탕국물과 탄력있는 돼지 수육, 고슬고슬한 밥의 탁월한 조합을 맛보고 싶다면

혼자 또는 둘이서 든든하게 밥을 먹고 간단히 술 한 잔 하기를 원한다면


총평

옥동식은 사람들에게 낯선 ‘돼지 곰탕'의 대중화를 시작한 인상적인 식당이다. 또한 옥동식은 좀처럼 하기 힘든 즐겁고 맛있는 식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이미 맛을 추구하는 서울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식당이다. 때문에 당신은 웬만해서는 15-30분을 가게 밖에서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옥동식에는 한국인도 잘 몰랐던, 가장 한국인이 사랑하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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