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소 하한선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실망시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실망이란 ‘망치는 것’을 의미한다. ’1~10’의 결과물 척도가 있다면 프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주한 일에서 '5' 이상을 해내는 사람이다. 결과의 최소 하한선이 무너지지 않고, 퍼포먼스가 균일하다고 할까. 프로페셔널은 그런 사람이다.
물론 가끔 아마추어도 '5'를 넘어서는 결과를 낸다. 다만 아마추어는 자신의 최고 성취 수준을 수성하기에는 아직 실력이 모자라다. 도리어 아마추어의 뜻밖의 성취는 자신에게 독이 될 때도 있는데, 자신이 거둔 최고의 성취가 자신의 기본 실력이나 하한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렇게 되면 최고 수준의 성취에 도달하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고 이내 흥미를 잃어버린다. 결국 프로가 되기 위해 주력해야 하는 방향은 최저 하한선을 높이는 일인데 말이다.
특히 아마추어 상태에서는 타인의 ‘평가’에 민감해진다. 모든 평가에 귀를 닫을 필요는 없지만 좋은 평가에는 ‘최소 깜냥’도 필요하다. 나는 어떠한 능력이나 기능을 증진하지 않은 이의 해당 기능에서의 능력이 '0~0.5' 수준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충분한 관심과 시간을 두지 않은 이들의 단편적인 평가는 ‘일반적인 영역’에서 기껏해야 '2~3'정도까지의 평가 역량을 보유했다고 가정한다. (단 시장성과는 다르다. 유효한 소비는 주로 대중이 한다.)
나는 종종 내가 가진 기술에서 실력 평가를 위해 스스로 점수를 부여하고는 한다. 가령 운동 능력에서 나는 '1~2'정도의 실력이 있다. 글쓰기에서는 특히 정보 전달과 논리설계의 관점에서는 '5'를 이제 겨우 맞추는 정도가 됐고, 노래하는 영역에서는 '4'정도는 온 것 같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는 까닭은 나 스스로가 납득할 만큼의 최소 테스트 제법 여러 번 거쳤기 때문이다.
테스트의 예시를 다시 이를테면 '노래' 라는 기능의 경우, 어떤 날 버스킹을 해서 20만원을 벌었는데, 이러한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거나 무대 경연에서 64팀 중 2등을 한다거나, 관련 전공 수업에서 솔로 무대를 하게 된다거나 하는 것들. 그렇다면 적어도 나는 '노래'에서는 프로까지는 아니어도 ‘못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제 해야할 일은 나의 자원을 얼마나 더 투입할지를 결정하는 것이고(프로가 되려할지 말지), 깜냥이 안되는 곁가지 평가에 너무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어떤 영역에서 ('시장성을 제외한') 실력의 평가는 적어도 나에 준하거나 더 뛰어난 이들이 가능하다. 프로가 되고자 하는 영역에서는 그저 증진하면 된다.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는 최소 하한선을 어느정도로 가져갈지 생각해두면 되겠다. 시간과 마음, 돈 등의 자원은 희소하기 때문이다.
p.s
이제 막 출간 작가 문희철의 책입니다.
삶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과 그에 관한 생각을 담았습니다. 증진합시다. 미래의 프로페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