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늘 가까이 있었고 꿈을 꾸라고 끊임없이 말해주던 디즈니와 픽사 친구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그때 그 친구들은 속편이나 실사, 새로운 캐릭터들로 우리를 다시 찾아오고 있다. 이번에 찾아온 친구들은 감정을 형상화해 감동을 주었던 인사이드 아웃의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이다. 이번에는 이 친구들에 더해 불안, 당황, 부럽, 따분이 등의 친구들도 찾아왔다.
1에서는 라일리가 이사로 인해 겪는 혼란, 기쁨이가 슬픔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었고 이번에는 라일리가 사춘기가 된 모습이 펼쳐진다.
기존 감정들이 갇힌 후 새로운 감정들로 가득 찬 공간은 이전과는 다른 분주함으로 가득 찼다. 불안이가 모든 일어날 상황을 대비하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때로는 라일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도 때로는 라일리를 몰아붙이기도 했고 라일리가 순간순간 벌이는 행동들은 내가 지나온 사춘기도 생각나게 해 함께 민망함을 느끼기도 했다.
새로 생긴 감정들의 외모가 인상적이었다. 불안, 당황, 부럽, 따분이 이 모두의 외모는 딱 보면 그럴 것처럼 생겨 이 캐릭터들을 디자인하는데 꽤 공들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당황이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당황할 때마다 후드 모자로 눈을 가려버리는 포인트가 귀엽게 느껴졌다. 또 이들의 성격 또한 사춘기에 딱 맞는 성격들로 이번에 큰 활약이 없었던 부럽이 까지 그 존재 만으로도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 이전에 자신 없던 슬픔이의 모습도 많이 변해있었다. 하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자신감을 좀 찾은듯한 슬픔이는 원한 바는 아니었지만 불안이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고 당황이와 환상의 콤비를 이루기도 했다.
전편에는 없었던 신념을 시각화한 것을 보면서도 놀라웠다. 마치 꽃처럼 생긴 신념은 여러 기억구슬들이 모여 생성되었고 이는 여러 가지 모습이 되어 한 사람의 입체적인 면을 표현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며 불안이라는 존재가 한국인들 대다수에게 가장 공감될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최선의 모습을 보여야 하고 한 번의 실수로 평가가 뒤집히기도 했으며 끊임없이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개인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불안을 완전히 내려놓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불안을 조금 내려놓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 또한 뒤로하고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좋은 결과 또한 따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불완전하다. 그러나 그런 모습 또한 나의 일부분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성장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부족한 모습일지라도 나는 나이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인 것이다.
+번지듯 표현된 감정들, 옷질감, 사춘기인 라일리의 턱에 난 여드름까지 섬세한 표현들도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