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를 실사화한 영화는 취향을 크게 타는 장르이나 다행히도 나는 그런 유의 영화가 잘 맞아서 실사화하는 영화가 나온다 할 때 은근 기대를 한다.
이번 실사화로 만난 작품은 "도쿄 리벤저스"이다. 원작을 전혀 보지 않아서 영화가 진행될 때 사실 당황했다. 웬 양아치들이 우르르 나와서 폭력조직을 자꾸 미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 그 점이 그리 불편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 영화는 타케미치의 성장 이야기다. 타케미치는 계속되는 실패로 자신을 놔버린 채 패배주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누가 무시하면 무시하는 대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하고 인생에 그 어떤 기대도 희망도 없이 시간만 죽이며 사는 삶 말이다. 그러다 뉴스에서 유일한 여자 친구였던 "타치바나 히나타"가 도쿄만지회의 싸움에 휩쓸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죽을 위기를 겪은 후 자신이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타케미치가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이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 타케미치는 자신은 못한다며 짜증 날 정도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나오토에게 혼나면서 강제로 과거로 갔다. 하지만 여러 일들을 겪으며 타케미치는 성장 해갔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에 대해 깨닫게 되었으며 여전히 힘은 없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간절한 마음은 타케미치를 인생의 무대 가운데로 불러들여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주었다. 패배주의자였던 타케미치가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또 한 걸음씩 나가고 있는 것이다. 넘어지면서도 계속 일어나는 이 과정은 꽤나 뭉클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마이키와 드라켄의 브로맨스도 눈길을 끌었다. 바람직한 키 차이와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운명적인 관계, 게다가 성격차이까지 둘의 브로맨스는 그야말로 완벽했고 이래서 이 영화의 원작 팬들이 왜 빠져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드라켄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은 우락부락한 드라켄을 마치 지켜야 할 공주처럼 느껴지게 하기도 했다.
생각보다도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취향 탈 영화지만 그 안에 있는 메시지, 이야기 전개, 캐릭터 등등 좋게 다가오는 면이 많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