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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Jul 07. 2022

(스포) 용과 주근깨 공주

호소다 감독님의  성장 이야기와 미녀와 야수의 만남

호소다 마모루 감독님 작품은 늘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가며 다른 형태로 인물들의 성장을 그려내 왔다.

나는 그가 가진 상상력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좋아한다. 그래서 기다렸다. 다소 긴 공백을 깨고 멋진 작품을 들고 와 주기를.. 하지만 마음속에 불안감도 있었다. 전작 미래의 미라이가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긴 공백 끝에 "용과 주근깨 공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듯했지만 일단 나는 좋았다. 감독님께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자신의 틀을 깨고 나가고 싶어 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감독님의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었다.


용과 주근깨 공주는 다른 아이를 구하다 죽은 엄마를 둔 딸 "스즈"가 가상세계에 또 다른 자신 "벨"이 되며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초반에 스즈는 자신의 정체를 완벽히 숨긴다.

트라우마 때문에 못 부르게 되었던 노래가 가상세계의 벨 뒤에 자신을 숨기니 다시 나왔고, 어느새 가상세계의 인기가수가 된 스즈는 나름대로  상처를 덮어간다.

하지만 벨과 자신의 다른 모습에 괴리감을 느끼며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나온 가상세계는 무한한 공간에서 모두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지내는 우리들의 모습을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물론 이전 감독님의 작품 썸머워즈에서도 시각화된 가상세계는 등장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가상공간의 장점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미녀와 야수를 오마주 해서 메타버스 세계에 녹여내려 한 시도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스즈의 감정 변화가 관객이 납득할  정도로 그려지지 않아서 붕 뜨게 느껴져 아쉽기도 하다.


스즈는 자신을 두고 모르는 아이를 구하다 죽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앞으로 함께 만들 추억들이 많은데 엄마는 떠나도 너무 빨리 떠나버렸고 이는 그녀에게 큰 상처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영화는 스즈의 이 상처를 엄마처럼 다른 아이를 구해냄으로써 극복하게 만들었다.

스즈는 아이를 구하며 아마 엄마를 이해했을 것이고 한 뼘 더 성장했을 것이다.


메시지도 훌륭했지만 ost와 영상미가 정말 압도적인 영화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특히나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이 좋을듯하다.

이번에도 역시나 멋진 이야기 선물을 들고 와 주신 호소다 마모루 감독님!  감독님께서 들고 오실 다음 이야기도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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