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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Jul 08. 2022

닥터슬립

대니가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를 영리하고 훨씬 재미있게 풀어간다.

80년대에 나와서 아직도 공포영화 중 명작으로 손꼽히는 "샤이닝"이라는 작품이 있다.
샤이닝은 고립된 호텔 안에서 점점 미쳐가는 아버지와 샤이닝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한참 지난 이후 2019년 11월 7일에 후속작 "닥터 슬립"이 나왔다.

닥터 슬립은 샤이닝을 갖고 있던 어린 시절의 대니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대니는 자신의 능력이 노출되어 무언가의 타깃이 될 것이 두려워 수많은 세월을 숨고 도망치며 살아왔다.
그러던 중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게 되었고 샤이닝으로 죽은 자의 마지막 길을 함께해 주는 능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은 그를 "닥터 슬립"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샤이닝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누었다.
하나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샤이닝 능력자들과 하나는 그들의 샤이닝을 먹으며 영원히 살려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살인을 목격한 아브라가 그들에게 벌을 내리는 것을 선택하면서 그 두 부류는 대척점에 서게 되고 그 싸움은 샤이닝의 배경이 되었던 병든 호텔로 이어진다.

나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영생을 얻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대척점에 선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지만 값진 일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 주는듯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즈 무리는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긴 인생을 살았음에도 죽음을 두려워했다는 점도 놀라웠다.  사람의 욕심은 역시 끝도 없다.

도끼를 들고 뒷걸음질 치며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  깨진 문틈 사이로 들여다보는 장면, 피가 쏟아지는 장면 등 전작 샤이닝을 잊지 않게끔 하는 오마주 장면들이 인상 깊었고 초능력을 날아다니는 사람으로 표현한 것,  사람의 머릿속을 문서들이 가득한 서랍으로 표현한 부분 등의 상상력 또한 훌륭했다. 그리고 숨어 살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살라는 메시지,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 또한 마음에 들었다.

스릴러 성격의 샤이닝과는 다른 판타지 스릴러의 성격을 띠지만 이 영화는 샤이닝의 뒤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영리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래서 전편의 오싹함과 동시에 재미도 잡았다고 생각한다.

빅피쉬,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에서 순수함을 간직한 역할이 잘 어울리던 배우 이완 맥그리거의 소년스러운 매력이 잘 드러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이와 더불어 매력적인 빌런을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도 진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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