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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Jul 12. 2022

델타 보이즈

꼭 잘해야만 꿈꿀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꿈이 있다는 것은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재능이 없다면? 어느새 꿈보다 생계가 더 중요한 나이라면?
그런 상황의 사람은 꿈을 꾸는 게 마냥 행복하고 축하받을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런 위치의 사람들을 다뤘다.
노래가 하고 싶으나 삶과 타협하여 매형의 가게서 일하는 일록, 마찬가지로 노래가 하고 싶으나 살다 보니 생선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대용, 부인과 트럭에서 튀김을 팔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준세, 미국 유학을 다녀왔으나 영어에는 영 소질 없어 보이는 예건이 그 인물들이다.

남성 사중창에 나갈 거라는 꿈으로 오합지졸 모인 이들을 환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 그들은 그저 철이 들지 않아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어른으로 비칠 뿐이었다.

기존에도 꿈을 크고 작게 다룬 영화들은 많이 있었다.
그들은 원래 재능이 있는데 발휘되지 못했거나 기회가 없었거나 하는 상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조금만 건들면 터질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채 그냥 좋아해서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델타 보이즈의 도전은 그래서 더 큰 울림을 준다.
이들의 도전을 지켜보면 마치 현실의 우리들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성공의 끝자락 이야기가 아닌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무수히 넘어야 할 산이 더 많아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어느새 열심히 응원하게 된다.

고봉수 감독님의 영화는 늘 봐오던 잘나고 재능 있는 인물들보다 이렇게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하지만 우리와 가깝게 느껴지는 인물들을 다룬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을 건다.
"지금 못하면 어때? 좋아하면 하는 거지! 언젠가 될 수도 있잖아!"
이 위로가 참 따뜻하게 다가온다.
재능 있는 사람들보다 비록 시간은 더 걸릴지라도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좋아하는 일은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크게 이루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하면서 이미 나의 삶에서 제일 행복했을 시간을 보냈으니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고 그것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도전을 해봤다는 자체만으로도 박수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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